野 "이태원 유족에 사과를"... 대통령실 "4번이나 했는데 더 어떻게 애도하나"

입력
2023.11.07 19:30
5면
구독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실 국정감사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 두고 공방
野 "여기에 간첩" 與 "선 넘지 말라"
尹 이태원 1주기 추모 불참 지적도

김대기(앞줄 가운데) 대통령 비서실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김대기(앞줄 가운데) 대통령 비서실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7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에 대한 국정감사에선 지난 4월 불거진 미국 정보기관의 용산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과 관련해 때아닌 '간첩 색출' 논란으로 여야 간 설전이 벌어졌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한 주한미군 사령관과 주한미국 대사에 대해 경찰의 불송치 결정서를 소개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실은 NSC (국가안전보장)회의가 유출되는 등 미국의 도·감청 의혹을 전면 부인했고, 이건 시긴트(SIGINT·최첨단 장비로 신호를 포착하는 정보수집활동)가 아닌 휴민트(HUMINT·정보원 및 내부협조자 등 사람을 이용한 정보수집활동)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청이 아니라 사람에 의해 흘러간 것이라면 더 큰 문제"라면서 "간첩 색출 작전을 해야 할 것 같다. 여기 앉아 계시는 분 중에 간첩이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논란은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앞서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가 대량 유출됐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로 불거졌다.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과 관련해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이 나눈 대화 내용이 담겼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대통령실은) 경찰에 입장을 제출한 것이 없다"며 경찰의 불송치 결정서에 나오는 내용은 대통령실 입장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다만 김 의원의 '간첩 색출' 발언에 대해선 "앉아 있는 사람 중에 간첩이 있다고 말하시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항의했다. 운영위 여당 간사인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질의하시는 내용은 국민을 대신해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선을 넘지는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야당은 지난달 29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윤 대통령이 불참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용빈 민주당 의원은 "서울광장에 계시는 유가족들은 만나지 않고 유가족도 없는 영암교회에서 추도 예배를 했는데, 국민들께서 그것을 추도 예배라고 생각하시겠느냐"고 지적하자, 김대기 비서실장은 "여러 가지를 검토했는데 일단 7,000명이 모여 경호가 거의 불가능할뿐더러 구성원들이 거의 '정권퇴진운동'을 하는 분들이 많은 두 가지 이유가 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총리도 오지 마라, 행정안전부 장관도 필요 없다 하고, 민주당은 총동원령 내렸고, 온 사회단체를 다 부르고, 오히려 그게 더 리스크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유가족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김 비서실장은 "왜 사과 안 하냐고 하는데 기록을 보시면 4번이나 사과했다"며 "사과를 4번이나 하셨는데 어떻게 더 애도하시냐"고 반문했다.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둘러싼 공방도 있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중소기업부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우수한 연구용역이라고 R&D 선정한 것마저 일괄적으로 삭감했다"고 지적했고, 김 비서실장은 "이중으로 받고 나눠 먹기 하는 등 실태가 있다"며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청문회 이후 자진사퇴한 김행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등 최근 대통령실의 인사 문제를 두고도 입장이 엇갈렸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거의 범죄자 수준의 후보도 있었다"며 "김행 후보 같은 경우는 주식이라든가 배임이라든가 이런 혐의도 있다"고 꼬집었다. 김 비서실장은 "위법한 사항은 없고 단지 충분히 소명이 안 된 것"이라며 "저희는 그 인사 기준에 국민들이 여론도 중요하지만 일단 (부처가) 굴러가야 되지 않겠느냐. 그래서 전문성이라든지 그런 것을 좀 많이 본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배시진 인턴 기자
이다영 인턴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