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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는 국민의힘, 약 먹어야"... 김종인 통해 친윤 거취 압박 나선 인요한

입력
2023.11.07 18:15
수정
2023.11.07 18:4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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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약 먹이려면 윤 대통령 자세가 중요"
이준석 신당 창당설엔 거리 두기

인요한(왼쪽)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종로구 김 전 비대위원장 사무실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인요한(왼쪽)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종로구 김 전 비대위원장 사무실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7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입을 빌려 친윤석열계 핵심 의원들과 당 지도부의 거취 표명을 거듭 압박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들이 험지 출마나 불출마를 결심하려면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에 있는 김 전 위원장 사무실을 방문해 약 45분 간 면담했다. 김 전 위원장은 "처방은 참 잘했는데 환자가 그 약을 안 먹으면 어떻게 하느냐. 실제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인 위원장은 면담 후 전했다. 처방은 혁신안을, 약 복용은 당 지도부의 수용을 각각 뜻한다. 인 위원장은 "(김 전 위원장 조언에) 공감했고, 명심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인 위원장은 "누구 한 사람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며 약 복용을 거부하는 '환자'가 누구인지 밝히 않았지만 정황상 친윤계 핵심과 당 지도부를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 전 위원장은 면담 후 별도로 취재진과 만나 "혁신안이 여러 개 나왔는데 반응이라는 게 없지 않느냐"며 "해당 의원들이 거기에 순응할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에 대한 아무 반응이 없으니까 인 위원장으로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여당에 약 먹이려면 윤 대통령 자세가 중요"

김 전 위원장은 "환자는 국민의힘"이라면서도 "국민의힘은 대통령 얼굴만 쳐다보는 정당이니까 약을 먹이려면 대통령께서 어떤 자세를 갖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용산(윤 대통령)에서 최종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야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친윤계 핵심들의 자발적 험지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치를 그만하라는 얘기랑 같은데 인생을 걸고 해온 정치를 그만두겠느냐"며 "굉장히 어려운 과제"라고 내다봤다. 윤 대통령의 지시가 없으면 친윤계 핵심들의 불출마 선언이나 험지 출마는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경제 양극화에 대해서도 대화했다. 김 전 위원장은 "양극화 문제라는 게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고 이번 정부 들어서 행여나 조금 나아질까 했는데 그런 기색에 보이지 않아서 국민 마음이 돌아올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1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서울 종로구의 김 전 비대위원장의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1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서울 종로구의 김 전 비대위원장의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이준석 신당설에 "난 개입 안 해"

다만 김 전 대표는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 창당설과 관련해 "나는 당을 새로 만드는 데 힘을 싣거나 개입하지 않는다"고 거리를 뒀다. 지난 1일 이 전 대표의 김 전 위원장 방문 당시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과 관련한 조언을 들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인 위원장의 국민의힘 잔류 설득에도 이 전 대표는 탈당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이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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