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낯선 소심한 강아지를 위한 솔루션

입력
2023.11.08 09:00
수정
2023.11.08 17:36

대신 물어봐 드립니다

Q. 안녕하세요, 2세 토이푸들 품종의 중성화 된 수컷 우디를 키우고 있습니다. 우디가 겁이 너무 많아서 다른 강아지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 사연을 보냅니다. 강아지 친구가 멀리서부터 보이면, 꼬리가 축 내려가고 얼음이 돼서 움직이질 않아요. 또 강아지 친구가 자신의 몸 냄새를 절대 맡지 못하게 꼬리를 내려 방어합니다. 이렇게 겁이 많은 우디를 위해 되도록 강아지가 많은 실내 카페보다는, 공원이나 동네 산책 위주로 돌아다니는데요.

장마철에는 어쩔 수 없이 강아지 카페로 놀러 갔습니다. 일부러 오픈 또는 마감 시간쯤 사람이 없을 때 방문했는데요. 한두 번씩 자주 가다 보니 소심했던 우디가 다른 강아지들에게 조금씩 먼저 다가가 냄새를 맡기도 했어요! 그런데 여전히 자기 냄새는 맡지 못하게 방어하네요. 좋은 친구도 만들어 주고 싶은데, 우디처럼 소심한 강아지는 어떻게 사회성을 기를 수 있을까요?

A. 안녕하세요.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행복한 반려생활을 돕는 비강압식 트레이너 김민희입니다. 이번에는 겁이 많은 강아지 친구에 대한 사연이네요. 사람의 성격 유형을 16가지로 나눈 MBTI처럼, 반려견도 다양한 성격이 있습니다. 품종의 특성 또는 부모로부터 유전된 선천적 성향과 사회화 및 보호자의 교육 방법, 다양한 경험 등을 통해 형성되는 후천적 성향 이 두 가지 요소가 합쳐져 현재 반려견의 성격이 자리 잡게 되는데요. 이러한 성향은 평생에 걸쳐 교육과 경험, 보호자의 노력 등을 통해 조금씩 변화하게 되지만,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향을 완전히 바꾸기란 쉽지 않습니다. 보다 정확한 솔루션을 위해 이번 사연의 주인공인 우디의 상태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우디의 상태 확인하기

우디는 2세로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완전히 성장한 성견입니다. 성견의 성향을 바꾸기 위해서는 사회화가 활발히 진행되는 퍼피 시기에 비해 훨씬 더 큰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죠.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처럼 이미 형성된 성향이 쉽게 바뀌지 않는 나이입니다. 또 다른 개들에게 꼬리를 내리고 생식기를 보호하는 우디는 조심스러운 성격으로 보이는데요. 많은 개가 적극적으로 들이대는 강아지 카페는 불쾌한 경험이 쌓여 우디를 더 불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럼 이런 우디를 위해서 어떤 솔루션이 필요할까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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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의 성격이 크게 바뀔 수 있는 시기는 지난 만큼 보호자부터 우디의 성격을 존중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보호자 입장에서 우디에게 강아지 친구가 생기는 게 즐거울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현재의 우디를 봐서는 억지로 만나는 친구보다 보호자와 지내는 생활이 더 행복할 것으로 보입니다. 강아지 친구를 만들어 주려는 마음으로 우디에게 부담감을 안겨주지 않도록 해주세요. 그리고 보호자와는 더욱더 즐거운 놀이 시간과 산책을 통해 우디의 견생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편안한 산책과 장마철에도 할 수 있는 ‘우비 익숙해지기’, ‘행동 풍부화 놀이 하기’ 등을 통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방안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2. 모든 개는 친구가 아니야

사회성이 좋은 강아지라면 다소 부담스럽거나 거칠게 다가오는 친구들에게도 호의적으로 대하며 쉽게 친해지겠지만, 우디의 경우 활발한 친구보다는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친구를 만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다른 강아지가 보이기만 해도 긴장하는 우디에게는 꼭 서로의 생식기 냄새를 맡는 만남이 아니라, 산책 중 서로 스쳐 가면서도 눈과 후각을 통해 ‘아, 저런 개도 있구나’, ‘다른 개와 마주쳐도 별일이 생기지 않는구나’라는 인식으로 다른 강아지가 두려운 존재가 아님을 알려줘야 합니다.

우디 주변에 우디를 부담 주지 않을 정도로 아주 매너 있는 강아지 친구를 찾을 수 있다면 제일 좋겠죠. 하지만 그런 친구를 찾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에, 산책 중에 길에서 만나는 다른 강아지를 보고 인사하지 않고 스쳐 지나가는 것을 매일 반복할수록 우디가 서서히 다른 개들을 편하게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만약 두려워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제자리에 잠시 서서 상대가 지나가길 기다리다 가도 좋습니다)

3. 강아지 운동장이 아닌, 강아지 동반 카페가 더 좋아!

강아지 운동장은 자주 이용하는 개들이 텃세를 부리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또 불특정 다수의 개가 산책줄 없이 보호자의 시야에서 벗어나 뒤엉켜 만나기 때문에 우디 같은 성향의 강아지에게는 과하게 들이대는 개들을 만나 부정적인 경험이 쌓이는 공간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강아지 운동장 같은 환경보다는 각자의 반려견이 보호자와 함께 있고, 가급적 줄을 풀지 않고 가방 혹은 강아지 전용석을 이용하여 안전거리를 두고 만날 수 있는 강아지 동반 카페를 더 추천해 드립니다. 특히나 동반 카페의 경우 상대방 강아지가 우디의 안전 구역을 침범하지 않도록 제지도 용이하고, 우디도 안전한 환경에서 긴장을 풀고 맛난 간식도 먹으며 긍정적인 경험을 쌓아주기에 가장 좋은 장소가 될 것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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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조심성이 많은 반려견 우디의 솔루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사람도 핵인싸가 있고 아싸(아웃사이더)가 있으며, 아싸 성향의 사람을 억지로 에너지 소모가 큰 대규모 모임에 보내면 과한 부담감을 느끼고 스트레스받는 상태가 되어 친구를 사귀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선, 우디의 성향을 이해하고 배려해 주면서 우디가 친구를 받아들여 줄 수 있는 편안한 감정 상태를 만들기에 집중해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반려생활 속 질문, 대신 물어봐 드립니다▼▽


김민희(Ash) 트레이너, 교육 인스트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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