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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일본은 닮은꼴 나라...미중 패권 경쟁 시대 손 맞잡고 극복해야

입력
2023.11.03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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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무역전문가 대담
"원천 기술 많은 일본?기술 실용화의 귀재 한국"
"유망 협력 분야는 디지털?그린 전환 스타트업"

2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2023 코라시아 포럼이 '재편되는 세계경제, 한국의 생존전략은'을 주제로 열린 가운데 한일 경제협력 방안을 주제로 마에카와 나오유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서울사무소장과 정외영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혁신성장본부장의 대담이 진행되고 있다. 최주연 기자

2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2023 코라시아 포럼이 '재편되는 세계경제, 한국의 생존전략은'을 주제로 열린 가운데 한일 경제협력 방안을 주제로 마에카와 나오유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서울사무소장과 정외영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혁신성장본부장의 대담이 진행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세계 경제가 미중(美中)의 자국 중심주의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와 상황이 비슷한 이웃 일본과 관계가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3월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두 나라는 4년여 만에 화이트리스트(수출 우대국 명단)를 되살리며 경제 협력의 물꼬를 텄다. 서먹했던 두 나라의 민관 교류가 늘면서 4월에는 한일 첨단산업 협력을 위한 기업인들의 공부모임 '한일 경제협력 스터디그룹'도 꾸려졌다.

2일 서울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한국일보 주최 '2023 코라시아 포럼' 대담에 참석한 마에카와 나오유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서울소장은 "한국과 일본의 공통점 중 하나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그리고 그는 "미중 갈등이 불거진 이때에 한일 관계가 복원된 게 다행"이라며 "어려운 시기에 양국이 손을 맞잡고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서울소장이 된 마에카와 소장은 스터디그룹에서 양국의 경제 협력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대담 파트너로 나선 정외영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혁신성장본부장은 "한국과 일본의 경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라며 "일본은 한국의 4대 교역국 중 하나"라고 화답했다.

마에카와 소장이 본 한국은 "펀더멘털(경제기초)이 대단히 강한 나라"다. 그는 "현재 한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됐지만 이는 국제 시장이 침체된 데 따른 것"이라며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바이오 등 국제 경쟁력이 강한 수출 산업이 많아서 대외 상황이 좋아지면 성장 궤도를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장기적으로는 고령화, 인구 감소가 걱정된다"면서 "이건 일본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2년 한일 월드컵, 2008년 세계 금융위기,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큰 변곡점이 있을 때마다 일본에서 근무 중이었다고 한다. 그는 지금의 일본 경제를 "턴어라운드(회생)"라고 정의했다. 대담 전날의 일본 매체 보도를 인용하며 "33년 만의 최저치인 엔저 현상이 일본 경제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도요타뿐 아니라 대부분 일본 기업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도요타의 올해 상반기(4~9월) 영업 이익률은 11.8%로 테슬라 9.4%를 앞질렀다.



원천기술 응용 능력 갖춘 두 나라 협력 모델 많을 것

2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2023 코라시아 포럼이 '재편되는 세계경제, 한국의 생존전략은'을 주제로 열렸는데 한일 경제협력 방안을 주제로 마에카와 나오유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서울사무소장이 정외영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혁신성장본부장과의 대담 중 발언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2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2023 코라시아 포럼이 '재편되는 세계경제, 한국의 생존전략은'을 주제로 열렸는데 한일 경제협력 방안을 주제로 마에카와 나오유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서울사무소장이 정외영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혁신성장본부장과의 대담 중 발언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두 사람은 한일 양국이 힘을 모을 경제 분야로 △디지털 전환 △그린 전환 △스타트업 등을 꼽았다. 마에카와 소장은 "디지털 전환은 일본이 한국에서 도움을 받을 기회가 많다"며 "2030년 일본 내 정보통신(IT) 엔지니어가 70만 명 이상 부족할 거란 추산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에는 사업의 기회가, 일본 기업에는 한국 사업 파트너를 찾을 시장이 열릴 거란 전망이다. 정 본부장은 "일본은 원천 기술을 많이 보유하고 한국은 그 기술을 응용해 세계 시장에 발 빠르게 진출하는 특기가 있다"며 "한일 간 디지털 분야 협력을 통해 상호 발전하는 모델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새로운 기후 관련 통상 질서도 양국이 함께 대응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마에카와 소장은 "한국도 일본도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는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며 "수소, 암모니아, 탄소포집저장(CCS) 등 청정에너지 전환 산업의 해외 투자에 두 나라가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의 스타트업을 통해 디지털, 그린 전환에 다양한 연대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대기업 교세라와 우리나라 스타트업 팀그릿은 5세대(5G) 기반 자율주행 배달 시스템을 함께 만들었다.

정 본부장도 "한일 양국은 대외 의존도가 높고 제조업이 강한 공통점을 갖고 있는데 지금 같은 시기에 제조업 혁신을 위해서는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차별화한 산업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들이 국경을 초월해 양국 스타트업에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기회를 늘려야 한다"며 "민간 협력이 가능한 분야를 더 찾고 미래지향적 방향으로 가는 데 경제 협력이 다리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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