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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반도체 전쟁 속 흔들리지 않는 슈퍼 을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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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등 미래 첨단 기술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면서 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까지 반도체 산업을 두고 첨예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경쟁이 정치·안보 갈등으로까지 번지면서 반도체가 국가 수출의 20%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으로서는 불확실성이 매우 커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우리 기업들이 압도적 기술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현실적 지적이 나왔다.
2일 서울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한국일보 주최 '2023 코라시아 포럼' 대담에 참여한 삼성전자 엔지니어 출신인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와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미·중 양측에 흔들리지 않는 슈퍼 을(乙)이 돼야 한다"면서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양 대표는 "네덜란드는 인구 530만 명의 작은 나라지만 ASML이라는 압도적 기술력을 갖춘 반도체 장비 회사가 있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30년째 1등을 하고 있는 우리도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1, 2위를 석권하는 메모리 시장에서는 한국에 첨단 반도체 시설을 두고 해외에 단순 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마더팩토리1 전략이 필요한 반면 파운드리는 미국과 협업하는 모델을 고려해야 한다고 그는 제안했다.
양 대표는 "중국 기업 임원이 한국 기술 훔치기가 중국에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할 만큼 메모리 분야에서 마더팩토리 전략은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필수"라며 "다만 파운드리는 대한민국의 역량이 부족해 미국과 전략적 기술 동맹을 맺어야 한다"고 말했다.
튼튼한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도 발을 맞춰야 한다. 하지만 종합 반도체 회사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달리 국내 소부장 기업들의 경쟁력은 크게 뒤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박 학회장은 "우리나라 반도체 회사들의 소재 국산화율은 40% 미만"이라며 "높은 기술과 고부가 가치의 소재는 미국, 일본, 유럽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반도체 회사들의 장비 국산화율은 15% 미만으로 역시 높은 기술과 고부가 가치의 장비는 미국, 일본, 유럽에서 수입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우리 기업들의 강점과 약점이 뚜렷한데도 정부의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양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기적적으로 반도체 특별법을 통과시켰지만 올해 말 첨단전략산업 시설 투자 및 연구 개발(R&D) 임시투자 세제 혜택이 끝난다"며 "세액 공제 규모는 내년 3조3,000억 원에서 2025년 1조 원으로 감소된다"고 말했다. 첨단산업 특화단지를 구축하기 위해 14조 원이 필요한 반면 지금까지 5년 동안 확정된 국비 지원액은 444억 원(0.4%)에 그쳤다.
게다가 R&D 예산도 크게 줄면서 인재 양성도 지장을 받을 것이라는 걱정도 나온다. 양 대표는 "108개 R&D 사업이 통폐합되면서 3조4,000억 원이 삭감됐다"며 "가장 큰 우려는 청소년이 과학자를 꿈꾸지 않는 사회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학회장도 "요즘 미국 대학에서 반도체를 연구하는 한국 교수들을 그대로 데려가려 한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반도체가 우리 미래의 중요한 축인데 인재 양성이나 지원 정책에서 정부와 국회가 엇박자를 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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