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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 상사가 된 여자… 애정전선은 과연 문제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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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피비 디네버)와 루크(올든 에런라이크)는 연인이다. 둘은 함께 살고 있다. 루크는 에밀리에게 청혼까지 했다. 문제가 있다. 둘은 같은 회사를 다닌다. 사규에 따라 사내연애는 금지다. 두 사람은 들키기 전 승진을 해 사규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 마침 한 자리가 생긴다. 루크는 자신이 승진할 거라 기대한다. 결과는 다르다. 에밀리가 자리를 차지하고, 루크의 상사가 된다. 이들 연애전선은 아무 문제 없을까.
에밀리와 루크는 월가 유명 자산운용사에서 근무 중이다. 회사는 전쟁터 같다. 실적 부진으로 누군가 쫓겨나면 몇몇 동료는 노골적으로 웃는다. 대표 캠벨(에디 마산)의 회사 운용 방침은 명확하다. 돈벌이로 직원들을 판단한다. 그에게 성별이나 출신은 상관없다. 남자들만 있는 회사에서 실력 있는 에밀리가 빠르게 간부 자리를 꿰찬 이유다.
에밀리와 달리 루크는 업무 능력이 떨어진다. 기업 분석을 잘 못하고, 무모한 투자로 손실을 만회하려 한다. 에밀리는 부하직원이자 연인인 루크의 실적을 끌어올려 그를 자신과 같은 지위로 올리고 싶다. 하지만 루크는 이전과 달리 에밀리에게 차갑고, 자꾸 딴죽을 걸려고 한다.
사랑과 직장생활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로맨틱코미디가 아니다. 사회성 짙은 스릴러다. 영화는 에밀리의 고군분투를 통해 21세기 여성의 삶을 비춘다. 여성의 지위가 지난 세기보다 나아졌다고 하나 크게 달라지지 않은 현실을 조명한다.
에밀리가 승진하자 남자 직원들은 쑥덕댄다. 여자니까 캠벨과 야릇한 일을 벌인 후 보상받은 거 아니냐고. 여자 밑에서 일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처음엔 동료들의 말을 거슬려 하던 루크 역시 조금씩 변해간다. 에밀리도 달라진다. 간부들이 즐기는 지저분한 남성문화에 기꺼이 끼어든다. 더 성공하고 인정받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루크에 대한 실망감이 작용하기도 한다.
루크는 일탈을 지속한다. 그는 에밀리가 자신의 자리를 강탈했다고 여긴다. 여자라서 승진했다는 거다. 에밀리가 공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상사가 됐다고 믿는다. 과연 그럴까.
루크는 부잣집 아들이다. 영화는 명확히 드러내지 않으나 루크가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었던 건 집안 덕분으로 보인다. 그가 캠벨의 회사에 입사할 수 있었던 것도 남다른 집안 출신이라서다. 반면 에밀리는 자수성가했다. 루크가 에밀리와 같은 회사에 입사해 근무하는 건 과연 공정한 일인가.
영화는 남성지배사회에 대해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에밀리는 루크의 진면목을 발견하는 동시에 기성체제에 순응했던 자신으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한다. 결론은 지나치게 뻔할 수 있으나 올바르다.
클로이 도몬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그는 각본을 쓰기도 했다. 뉴욕을 낭만의 도시가 아닌 끔찍한 싸움이 펼쳐지는 전장처럼 묘사한 점이 흥미롭다. 어두운 지하철길과 각종 소음이 공포감을 조성한다. 에밀리와 루크가 변해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묘사한 연출력이 인상적이다. 특히 루크가 이성을 서서히 잃어가며 지질한 남성으로 몰락하는 모습은 매우 현실적이어서 무섭다. 제목이 의미하는 ‘정정당당한 승부’는 역설적이다. 남성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여성들은 분투하나 남성들은 여성들에게 특혜가 주어지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종종 하기 때문이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86%, 관객 52%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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