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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에 "그만두셔야죠" 매너 논란 김용민 "국민 퇴진 요구 전달한 것"

입력
2023.11.02 11:31
수정
2023.11.0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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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 얘기 듣고 못마땅한 웃음 지어"
정치권 "저열한 모습", "개딸에 잘 보이려"

지난달 31일 오전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윤석열(아래 왼쪽 두 번째) 대통령이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지난달 31일 오전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윤석열(아래 왼쪽 두 번째) 대통령이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1일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제 그만두셔야죠"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국민들의 퇴진 요구 목소리를 전달하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제가 '그만두시라'고 표현한 건 복합적인 의미가 있다"면서 "국민들의 퇴진 요구를 전달하고, 민주당이 끊임없이 얘기했던 국정쇄신 요구를 포함해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행동이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그런 건 아니다. 이태원 참사 등 수많은 사람이 죽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 의원이 어떻게 대통령에게 제대로 한마디도 못 하느냐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제가 맨 앞자리에 앉았는데 (대통령이) 그쪽으로 내려오시는 걸 몰랐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김용민 의원, 오랜만입니다'라고 갑작스럽게 인사하셔서 제가 일어날 시간이 없었던 건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도 오랜만입니다'라고 답 드리면서 '그런데 이제 그만두셔야지요' 이렇게 권유를 드렸다"고 했다. 다만 큰소리를 친 것이 아니라 "최대한 예의 바르게 안부 묻고 나서 같은 톤으로 굉장히 자연스럽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이 얘기를 듣고 다시 뒤돌아보면서 약간 못마땅한 웃음 같은 표정을 지으셨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만두시라'는 말을 대통령도) 들은 것 같다"면서 "못 들으셨다면 두 번, 세 번도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곧 여당에서도 저랑 비슷한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며 "예를 들면 탈당부터 시작해서 정치적 책임을 묻는 다양한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의원의 발언을 두고 "저열한 모습"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김 의원을 향해 "대통령 면전에서 그만두라고 얘기하고 그걸 자기가 얘기했다고 공개하는 건 매우 저열한 것"이라며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비판이지만 정치적으로 대통령과의 그런 장면을 스스로 연출하고 공개하는 건 기본적인 톤 앤 매너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용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도 1일 SBS라디오에서 "적극적 지지자들인 개딸이라고 통칭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박수 치고 환호할 일"이라며 "개딸들한테 이뻐 보이려고 (한 일)"라고 지적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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