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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사냥한다"며 빵 사려고 줄 선 난민들에 폭격..."전쟁 사망자 1만명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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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소탕을 전쟁 명분으로 내건 이스라엘의 미사일이 또다시 가장 취약한 이들을 향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방위군(IDF)이 12만 명이 사는 가자지구 최대 난민촌에 폭격을 가해 난민을 포함한 민간인 수백 명이 죽거나 다쳤다.
국제사회는 더 높은 수위로 이스라엘을 비판했지만, IDF는 "하마스 지휘관을 겨냥한 공격이었다"며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날 AP통신, 로이터통신, 아랍권 언론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 북부의 자발리아 난민촌 일대가 미사일 공격으로 초토화됐다. 목격자 무함마드 이브라힘은 미국 CNN방송에 “빵을 사려 줄을 서 있었는데 아무런 경고 없이 미사일 여러 발이 떨어졌다. 땅에 거대한 구덩이 7, 8개가 생겼고 사방에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시신들이 널려 있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당국은 건물 20여 채가 완파돼 민간인 최소 50명이 사망하고 15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폭발에 시신이 완전히 불에 타거나 심하게 훼손돼 사상자 집계가 늦어지면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건물 잔해에 수십 명이 깔려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미사일이 떨어진 지점에선 아이들이 놀고 있었다. 주민인 모함마드 아스와드는 “폭격 이후 아이들은 다친 친구를 업고 뛰어다녔고, 사라진 자식을 찾는 어른들의 비명이 가득했다”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MSF) 소속 간호사 모하메드 하와즈레도 “심한 화상을 입은 아이들이 가족의 보호도 받지 못한 채 병원에 잔뜩 실려 왔다”며 “부모를 찾는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병원을 가득 채웠다”고 CNN에 말했다.
외신들이 입수한 영상에는 주민들이 건물 잔해를 손으로 헤집으며 생존자를 찾거나 시신을 수습하는 모습, 병상이 없어 복도 바닥에서 치료를 받는 부상자들로 만원인 병원의 모습 등이 찍혔다. 난민촌 인근 병원 관계자는 “새까맣게 탄 시신이 수백 구”라며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광경”이라고 밝혔다.
IDF는 난민촌 공격 직후 낸 성명에서 “자발리아의 민간 건물을 차지하고 있는 하마스의 시설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고 발표했다. 또 지난달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주도한 이브라힘 비아리 지휘관 등 하마스 무장 대원 50여 명을 사살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IDF는 그러나 대규모 민간인 사상에 대해선 “건물이 무너진 건 하마스가 판 지하 땅굴 때문이다. 하마스가 민간인을 방패로 이용했다"고 책임을 돌렸다. 이어 "전단, 라디오방송 등을 이용해 해당 지역을 떠나라고 이미 통보했다"고 했다.
하지만 난민촌에 대한 공습은 사실상 전쟁 범죄다. 자발리아엔 전쟁 전부터 계속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무장 공격으로 살 곳을 잃은 이들이 모여 살았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난민촌 8곳 중 규모가 가장 크고, 인구 밀도도 가장 높다. 12만 명 대부분이 원조에 의존해 살아가는 취약 지역이다. 하마스 대변인인 하젬 카셈은 이스라엘이 지휘관 사살을 핑계로 약자에 대한 학살을 정당화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번 공습으로 외국인 3명을 포함한 인질 7명이 사망했다고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이 하마스를 인용해 보도하면서 비판은 더 커지게 됐다. IDF는 이튿날에도 자발리아 난민촌에 폭격을 퍼부었다.
국제사회는 거세게 분노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이집트, 카타르 정부는 난민촌 공격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고, 중남미 국가 볼리비아는 이스라엘과의 단교를 선언했다. 콜롬비아와 칠레도 이스라엘 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유엔 고위 간부는 민간인 피해를 막지 못한 무력함을 성토하며 사퇴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크레이그 모키버 유엔 인권기구인 '인권최고대표'의 미국 뉴욕 사무소장은 지난달 28일 사표를 내면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은 집단 학살의 교과서적인 사례”라며 “유엔은 이를 막는 데 실패했다”고 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까지 팔레스타인인 8,525명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전쟁 시작 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1만 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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