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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늘리자니 '이래서' 걱정"... 은행 대출도 '빈익빈 부익부'

입력
2023.11.02 04:3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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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대출 규모는 늘었지만
높아진 연체율에 은행 태도 엄격
"업종·차주따라 취급기준 달라"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창구 모습. 뉴시스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창구 모습. 뉴시스

가계대출 확대에 부담을 느낀 시중은행이 기업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업종별, 차주별 온도 차는 뚜렷하다. 우량한 대기업 문턱은 낮아지고,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 허들은 높아지는 대출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은행 기업대출 시장은 뜨겁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 네 곳(KB국민·신한·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대기업대출 잔액은 108조1,438억 원으로 9월 말보다 4조509억 원(4%)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497조4,882억 원)과 개인사업자 대출(260조2,535억 원) 규모 역시 줄지 않고 전월 대비 0.5%, 0.2%씩 소폭 증가세를 이어갔다. 은행들이 “9월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전후 대출 태도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입을 모아 말하는 배경이다.

다만 중소기업·소상공인 중에서도 취약한 업종과 차주에 대해선 대출 심사를 보수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은행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업종별 대출 취급 기준이 다르게 운영된다”며 “개인 서비스업처럼 진입 장벽이 낮고 폐업률이 높은 경우 일반적인 제조업보다 대출이 까다롭고, 이미 빚이 많아 추가 한도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도 “고객 예금 등으로 조달한 자금을 대출로 내주는 것이기 때문에 신용 등급과 매출액이 어느 정도는 나와야 한다”며 “건전성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국내은행 대출 부문별 연체율 추이. 그래픽=김문중 기자

국내은행 대출 부문별 연체율 추이. 그래픽=김문중 기자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받기도 까다로워졌다.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개인사업자 물적담보대출 금리는 7~9월 신규취급분 기준 연 5.31~5.45%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연 4.11~4.64%) 대비 금리 상·하단이 0.81%포인트, 1.2%포인트씩 수직 상승했다. 고금리와 불황을 견디지 못한 한계 차주가 늘면서 연체율은 우상향 중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월 말 대기업 연체율은 0.13%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0.05%포인트 올라 0.5%에 도달했다. 중소법인은 0.08%포인트 상승한 0.59%를 기록했다.

앞으로도 소상공인·중소기업의 은행 대출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은행 설문 결과, 국내 은행의 4분기 대기업 대출태도지수는 0, 중소기업(소상공인 포함) 대출태도지수는 마이너스(-)6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출 취급이 확대된 대기업엔 ‘중립’ 태도를, 중소기업엔 보다 엄격한 대출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뜻이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로 그간 정부와 나눠 왔던 부실 위험을 은행이 더 지게 된 만큼 차주들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며 “신용이 좋은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강한 대출 수요에도 불구하고 은행이 응할 여지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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