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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구불구불하면 어때…쏠리지 않고 차와 내가 하나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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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간판 세단 올 뉴 어코드가 국내에 상륙했다. 1976년 출시된 어코드는 50년 가까운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북미 시장에선 스테디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5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온 11세대 어코드는 하이브리드와 가솔린 파워트레인 두 종류로 출시됐다.
10월 19일 강원 평창군에서 어반그레이 색상의 하이브리드 어코드를 만났다. 이 차의 첫인상은 세 단어로 압축됐다. 넓다. 민첩하다. 안전하다. 대관령 숲길 안내센터를 거쳐 강릉시 강문해변으로 향하는 134㎞ 중 절반은 직접 몰고 절반은 조수석에서 승차감을 느꼈다.
겉모습은 세련됐다. 출발 전 이 세단 여러 대가 주차돼 있는 모습은 국회나 검찰청 앞에 고급 차량이 줄지어 들어가는 모양을 떠올렸다. 전면부에는 수평 그릴과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라이트가 좌우로 길게 배치돼 한층 넓어 보였다.
그렇다고 중후한 느낌은 아니다. 옆에서 보면 지붕 라인이 완만하게 떨어지는 패스트백 쿠페형 디자인이 뚜렷하다. 전장이 길어 젊고 날렵한 인상을 준다. 실제 이 차는 이전 모델보다 전장이 65㎜ 길어진 4,970㎜다.
운전석에 앉으면 가장 먼저 넉넉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1열뿐 아니라 2열 시트 레그룸도 넉넉하다. 어코드 레그룸은 동급 최고 수준이라고 혼다코리아는 자랑했다. 또 시트 포지션이 낮아 차량에 착 붙은 듯 편안하다. 12.3인치 대형 센터 디스플레이 오디오는 스마트폰을 다루듯이 쉽게 쓸 수 있다. 다이얼 공조 버튼은 터치 방식이 아닌 물리 버튼으로 남겨둬 주행 중 앞을 보면서도 손을 뻗어 좌우로 돌릴 수 있다. 헤드업디스플레이(HUD)는 물론 통풍(1열만) 및 열선 시트가 쓰였다.
이날은 전국에 비가 내렸다. 안개가 자욱해 멀리 볼 수 없었다. 평창에서 강릉으로 향하는 길엔 구불구불한 도로와 터널이 반복해서 나타났다. 땅이 젖어 마음껏 속도를 내기엔 위험했다. 자연스럽게 저속과 고속을 오가며 이 차의 장점인 민첩한 응답성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흔히 와인딩 코스에서 코너를 빠져나오며 감속을 한 뒤 다시 가속하려면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몇 초가 걸린다. 그런데 올 뉴 어코드는 코너를 벗어나 액셀을 밟으면 잠깐의 지체도 없이 달렸다. 코너를 돌 때는 중심을 잘 잡아줘 몸이 쏠리는 느낌이 적었다. 모션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브랜드 최초로 적용한 덕분이다. 조향에 따라 파워트레인과 브레이크를 통합 제어하는 기능이다. 운전자의 의도대로 따라와 주니 차와 일체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혼다코리아가 고속도로와 시내도로가 적절히 섞인 흔한 시승 코스 대신 와인딩 코스로 안내한 이유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스티어링휠과 가속 페달이 묵직해져 가속감과 안정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회사에 따르면 엔진 최고 출력은 147마력, 모터 최고 출력은 184마력을 발휘한다.
올 뉴 어코드는 시속 30㎞ 이하에선 EV모드를 활용해 조용하고, 가속과 감속이 부드럽다. 고속에선 엔진 동력으로 모터를 구동해 힘이 느껴진다. 가속 페달을 밟자 엔진음이 높아지며 시원한 소리가 났다. 차량 속도와 엔진음의 싱크로율이 높아 실제 엔진 사운드로 착각할 정도였는데 사실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이 소리는 혼다가 제작한 사운드였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응답성이 높아 자칫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다"며 "연구를 통해 최적의 사운드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보스(BOSE)의 오디오 덕분에 가상 엔진음은 물론 음악을 들으며 즐겁게 주행할 수 있다.
안전에도 공을 들였다. 하이브리드 차량에는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바깥 상황을 알고 사고 예방을 돕는 운전자 주행 보조 시스템 '혼다 센싱'이 기본으로 들어 있다. 시야각 90도까지 확장된 광각 카메라가 담겼고 레이더도 120도까지 범위를 넓혀 자동 감응식 정속 주행장치(ACC)와 차선 유지 보조시스템(LKAS) 성능이 향상됐다고 한다. 가격은 올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투어링 5,340만 원, 올 뉴 어코드 터보 4,39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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