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다음은 서안에서 인종청소? 소총 든 유대인에 쫓겨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 "탕!" 지난 2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의 이스라엘 정착촌 레헬림과 600m 떨어진 밭에서 올리브를 수확하던 농부 빌랄 살레(40)가 사살됐다. 소총으로 그를 쏜 건 비번이었던 이스라엘방위군(IDF) 병사. 변호인은 "살레가 돌을 던지며 이스라엘 정착민을 위협했다"고 주장했지만, 이스라엘 언론 하레츠는 "그런 충돌은 없었다"고 전했다.
#. "여기서 꺼져. 요르단으로 가!" 서안지구 북부 와디시크의 베두인(아랍계 유목민) 마을에 살던 타리크 무스타파는 아내, 세 자녀와 함께 쫓겨났다. 총을 든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매일 찾아와 "떠나지 않으면 학살하겠다"고 위협했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무스타파의 집이었던 텐트를 무너뜨리고 차를 빼앗아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 마을에서만 약 40명이 강제 추방됐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초토화되는 사이 서안지구는 무법천지가 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쟁이 발발한 지난 7일 이후 IDF와 이스라엘 정착민이 살해한 서안의 팔레스타인 주민은 어린이 33명을 포함한 최소 115명이다. 2,000여 명이 다쳤고, 1,000명은 쫓겨났다.
이 같은 공격의 상당수는 "IDF와 정착민의 공조로 이뤄진다"고 NYT가 유엔보고서를 인용해 전했다. WP는 "피해자 중엔 압도적으로 민간인이 많다"고 짚었다.
안드레아 데 도메니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사무총장은 "최근 들어 무장한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인을 위협하는 사건이 늘었다"고 말했다. 유니스 카브네(53)는 "떠나라는 말을 거절했다가 막대기로 구타당해 머리가 찢어지고, 여동생은 두 팔이 부러졌다"며 "우리를 지켜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토로했다.
팔레스타인인 약 290만 명이 사는 서안지구는 이스라엘의 무력 점령하에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하며 이 지역을 차지했다. 1993년 오슬로 평화협정 이후 팔레스타인에 돌려주기로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강점한 땅에 정착촌을 짓고 자국민을 이주시키고 있다. 국제법 위반이다.
대부분이 유대교 근본주의자인 정착민들은 팔레스타인 원주민들을 밀어내고 700여㎞에 달하는 분리장벽과 검문소를 설치해 이들의 이동도 제한했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본토 기습은 정착민들의 폭력성에 기름을 부었다. 이스라엘 인권단체 비티셀렘의 드로 사도 대변인은 "많은 정착민들이 '처벌받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행동한다. 과거 미국의 서부 개척 시대를 보는 것 같다"고 WP에 말했다. 비티셀렘과 약 30개 비영리단체들은 29일 성명을 내고 "정착민 폭력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착민의 손에 총을 쥐여주고 폭력을 부추기는 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극우정권이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이들에게 소총 등 무기 1만 개를 무료로 나눠 주겠다며 무장을 적극 장려한다. 팔레스타인인 루에다는 "또 다른 인종청소 작전이 시작되는 것이 두렵다"고 아랍뉴스에 말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