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연결에도 젊은이, 노인보다 외로워

입력
2023.11.01 04:30
25면

편집자주

초 연결시대입니다. 글로벌 분업, 기후변화 대응, 빈곤퇴치 등에서 국적을 넘어선 세계시민의 연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행성에 공존하는 대륙과 바다 건너편 시민들의 민심을 전합니다

당신은 외롭다고 느낍니까?

당신은 외롭다고 느낍니까?

현재 지구에 공존하는 인류 가운데(중국 제외) 4분의 1가량은 '상당한 외로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런 외로움은 겉으로는 SNS를 통해 외부와 활발히 소통하는 것처럼 보이는 젊은 층에서 두드러졌다.

31일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전 세계인의 24%가 ‘매우ㆍ상당히(VeryㆍFairly)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했고, 24%는 ‘약간(a Little Lonely) 외로움을 느낀다'고 했다. 이번 조사는 전 세계 142개 국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다만, 중국은 이번 조사에서 빠졌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 노인층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비율이 17%로, 비교 연령층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젊은 성인들은 27%나 “매우ㆍ상당히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 ‘약간 느낀다’도 30%로 전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았다. 갤럽은 “국민들의 외로움을 줄이기 위한 각국의 정부 정책이 주로 노년층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정작 젊은이들이 외로움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분석했다.

외로움을 느끼는 데에 남녀 성별 차이는 거의 없었다. ‘매우 또는 상당히 외로움을 느낀다’는 답변에 남성(24%)과 여성(24%)의 비율이 같았다. 다만 갤럽은 “국가 수로 따졌을 때 여성 외로움 비율이 높은 국가는 79개국, 남성이 높은 국가는 63개국이었다. 이는 남성 외로움 비중이 높은 일부 지역에서 상당한 성별 격차가 존재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갤럽은 국가별로 외로움의 깊이가 얼마나 다른지, 개인이 사회와 얼마나 연결돼 있는지 등의 자세한 조사 결과는 추후 공개하기로 했다. 갤럽은 “이런 외로움에 대한 연구는 전 세계적인 정신 건강 및 웰빙 생활을 개선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젊은 층이 더 많은 외로움을 느낀다는 이 조사 결과는 젊은이들이 SNS를 사용해 주변인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는 것과 대조돼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 'SNS 이용 추이ㆍ행태 분석'에 따르면, 전체 연령층 가운데 20대의 SNS 이용률이 82.3%로 가장 높고, 30대(73.3%) 40대(55.9%) 순이었다.

한편, 외로움을 느끼는 원인은 다양하며 특히 연령별로 다르다는 주장도 있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학과 독일 림부르크 공중보건서비스 연구팀이 2020년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청년층(19~30세)은 친구와 적게 만나는 것, 30~40대는 불안한 고용 상태, 50~60대는 건강 문제 때문으로 나타났다. 졸업ㆍ취업, 결혼ㆍ양육, 건강ㆍ안정적인 노후 등 연령대에 따라 자연스럽게 겪는 상황에서 벗어나거나 사회에서 고립됐다고 느낄 때 외로움을 느끼는 정도가 가장 크다는 것이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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