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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정국, 퍼주기 구태 말고 민생 최우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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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윤석열 대통령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국회가 657조 원 규모의 2024년도 예산안 심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순순히 끌려갈 생각이 요만큼도 없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선전포고에 국민의힘도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라, 자칫 여야 간 정쟁으로 흐를 우려가 커진다. 여야는 협치에 기반한 민생에 초점을 맞추되, 총선을 앞두고 표를 의식한 예산 짬짜미 등 정도를 벗어난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예산안 설명을 들은 여야는 상임위별로 예비심사를 한 뒤, 예산결산특위 종합심사를 거쳐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인 12월 2일까지 본회의에서 예산안 처리를 끝내야 한다. 국정감사에서 이렇다 할 한 방을 보여주지 못한 민주당은 깐깐한 예산 심사를 벼르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당무 복귀 일성으로 ‘예산안 전면 재검토’를 지시한 민주당은 특히 연구개발(R&D) 예산 심사를 위한 내부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려 정부ㆍ여당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2024년도 예산안 총괄 분석 보고서’에서도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한 R&D 예산은 상당 부분 면밀한 타당성 검토 없이 감액 편성됐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을 만큼, 올해 예산안 심사에서 R&D 예산은 가장 논란이 될 전망이다.
어렵고 불투명한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꼼꼼한 예산안 심사는 필수다. 문제는 여야가 반대를 위한 반대나, 무리한 예산 끼어 넣기 등 본질과 벗어난 정쟁으로 부실한 심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벌써부터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복원 등 선거를 의식한 포퓰리즘성 예산 논의가 꿈틀대고 있다.
불필요한 예산을 막고 민생을 살리는 예산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여야의 협치가 필수다. 물꼬는 오늘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만남에서 터야 한다. 의례적인 환담만으로 협치를 기대하긴 어렵다. "민생 예산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수준의 공감대가 메시지로 발산돼야, 심사에 돌입하는 여야 의원들도 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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