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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아이폰 속 AI 비서, 통화 내용 녹음·요약 후 "일정 저장 하세요" 제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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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라는 직업상 수많은 업계 관계자들과 점심, 저녁 미팅을 잡는다. 어느 날짜가 비었는지 보고 시간과 장소를 정하는데 바쁘다 보면 까먹을 때도 있다. 업무 관련부터 스팸까지 하루에도 수십 통의 통화가 오가다 보면 내가 누구와 어떤 대화를 했는지 기억을 되살리는 일도 만만치 않다.
SK텔레콤이 최근 내놓은 '에이닷'을 써보니 앞으로 이런 걱정은 없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①통화를 자동 녹음해주고, ②인공지능(AI)이 요약해 준다. 심지어 ③통화 중 일정도 파악해 캘린더에 저장하는 것도 제안한다. 통화를 많이 하는 직장인에게 큰 도움 주는 똑똑한 개인 비서가 생긴 셈이다.
SKT는 2022년 AI 개인 비서로 에이닷 베타 버전을 내놓았다. 당시에는 챗GPT를 접목한 챗봇 형태의 서비스였다. 그러나 글로벌 빅테크 서비스뿐 아니라 국내 다양한 챗봇과 비교해 두드러진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 SKT는 24일 에이닷에 그동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달리 아이폰에서는 금지됐던 통화녹음 기능을 담으면서 화제 몰이에 성공했다.
에이닷 애플리케이션(앱)을 깔고 기본 정보를 넣으면 걸려온 전화를 받을 때 자동으로 녹음 기능이 활성화된다. 통화가 끝나면 녹음 파일이 만들어지고 이 파일은 텍스트로 바뀌어 채팅 형태로 제공된다. 모든 통화를 자동으로 녹음하고 싶지 않으면 통화마다 화면에 뜨는 버튼을 눌러 녹음을 할 수 있다.
통화 녹음 품질은 기대 이상이었다. 그동안 아이폰 통화 녹음 앱은 마이크나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를 다시 녹음하는 방식을 써 잡음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 게다가 대부분 앱이 다달이 이용 요금을 내는 방식이지만 에이닷은 따로 돈을 내지 않는다.
통화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거나 문단별로 상세 요약을 제공하는 기능도 만족스러웠다. 어머니와 가족 식사 예약 관련 통화를 했는데 에이닷은 통화 내용을 분석해 '식당을 예약하며 고민하는 어머니와 전화'라고 표시해 뒀다. 이에 통화별로 어떤 내용으로 대화를 나눴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었다. 또 '12월 5일 일요일 오후 3시 을지로 맛집에서 만남'으로 캘린더에 저장하라고 아이디어도 줬다.
다만 '가전'을 '가정'으로 인식하는 등 발음이 부정확하거나 외부 소음이 크면 텍스트로 바뀌는 과정에서 일부 오류도 나왔다. 채팅 형태의 텍스트를 누르면 해당 음성을 들어볼 수 있어서 중요한 내용은 직접 확인할 필요성을 느꼈다.
개인 정보 유출 우려도 있다. 통화 녹음 파일을 텍스트로 변환하기 위해 SKT 서버로 해당 파일이 전송되기 때문이다. SKT 측은 "전송된 음성 파일은 변환과 요약 직후 삭제된다"며 "서버에 해당 내용이 남지 않으며 학습용 데이터로도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전화로 시시콜콜한 대화부터 심각한 고민 상담, 중요한 사업상 대화까지 이뤄지는 만큼 개인 정보에 민감한 이용자는 사용을 고민해 볼 수밖에 없다.
에이닷의 AI 전화가 SKT 가입자에게만 서비스되는 점도 아쉽다. SKT의 롱텀에볼루션(LTE) 기반 통화 기술인 'HD보이스'를 쓰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때문에 SKT로 통신사를 옮길지 고민하는 KT, LG유플러스 가입자도 꽤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 측은 공식적으로 아이폰 통화녹음 기능을 내놓을 계획을 알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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