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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기자회 "이스라엘, '취재 중 사망' 로이터 기자 표적 공격했을 것"

입력
2023.10.30 08:04
수정
2023.10.3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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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당시 영상 분석 결과 발표
'언론' 표식 식별 가능했음에도
37~38초 간격, 동일 지점 타격

지난 2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인근의 이스라엘 크파르아자 키부츠(집단농장)에서 한 언론사 기자가 이스라엘군 병사들을 촬영하고 있다. 크파르아자=AFP 연합뉴스

지난 2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인근의 이스라엘 크파르아자 키부츠(집단농장)에서 한 언론사 기자가 이스라엘군 병사들을 촬영하고 있다. 크파르아자=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 지대에서 로이터통신 기자가 취재 도중 사망한 사건에 대해 국경없는기자회가 “이스라엘군의 표적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기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기자들은 이스라엘군 공습의 부수적인 피해자가 아니었다”며 “’언론(press)’이라고 표시된 차량 중 하나가 표적이 됐다”고 발표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사고 당시 영상 등을 자체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냈다고 설명했다.

앞서 로이터통신 카메라 기자인 이쌈 압달라는 지난 13일 오후 6시쯤 레바논 남부의 이스라엘 국경 지역에서 취재하던 중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숨졌다. 당시 인근에서 취재 중이던 프랑스 AFP통신 기자 2명과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 기자 2명 등 6명도 다쳤다.

이에 국경없는기자회는 사건 당일 오후 4시 45분쯤부터 사고가 난 오후 6시쯤까지의 영상 등을 분석하며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다. 그 결과 오후 6시쯤, 기자들이 한 시간 이상 머물고 있던 지점에 37~38초 간격으로 서로 다른 강도의 폭탄 두 발이 잇따라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경없는기자회는 “30초 남짓한 짧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방향으로 두 번의 폭격이 가해졌다는 건 정확한 조준 공격이었음을 명확히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이 기자들이 전투원으로 오인될 소지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당시 기자들이 숨어 있지 않았고, 시야 확보를 위해 언덕 꼭대기에서 한 시간 동안 공개적으로 머물러 있었다는 이유다. 또 기자들 모두 ‘언론’이라고 적힌 헬멧과 방탄 조끼를 입고 있었고, 목격자들은 차량 지붕에도 ‘언론’임을 알리는 표식이 있었다고 전했다. 포격 한 시간 전쯤인 오후 4시 45분쯤 이스라엘 헬리콥터가 해당 지역 상공을 비행했다는 알자지라 기자의 증언도 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지난 9일에도 알자지라 기자들이 레바논 남부에서 비슷한 공격을 받았다”며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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