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명 죽이고 종적 감춘 미 총기 난사범, 결국 숨진 채 발견

머리에 스스로 총 쏴 사망한 듯

미국 메인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지 하루 뒤인 26일(현지시간) 루이스턴에서 경찰이 도로를 폐쇄하고 있다. 전날 한 남성이 볼링장과 식당 등에서 총기를 난사해 18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용의자로 지목된 미 육군 예비군 중사 로버트 카드는 27일 시신으로 발견됐다. 루이스턴=AFP 연합뉴스

미국 동부 메인주 루이스턴의 볼링장과 식당에서 무차별 총격 사건을 벌이고 도망친 용의자가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27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용의자 로버트 카드(40)가 머리에 총을 쏴 자살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카드의 시신은 총격 사건을 일으켰던 루이스턴에서 약 13㎞ 떨어진 리스본 인근 숲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는 지난 25일 오후 7시쯤 반자동 소총을 들고 루이스턴의 볼링장과 인근의 식당에서 각각 총기를 난사했다. 최소 18명이 사망했고, 13명이 다쳤다. 중무장 상태로 현장에서 도주한 카드는 약 이틀이 넘도록 행방이 묘연했다.

용의자가 잡히지 않으면서 지역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참사에 놀란 마음을 추스르지도 못한 채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경찰은 루이스턴 인근 지역 주민을 상대로 “수색이 끝나기 전까지 문을 잠그고 집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범행의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카드는 지난 2002년부터 예비군으로 복무했지만, 전투 배치 경험은 없다. 카드가 최근 환청을 듣고 메인주 방위군 기지에서 총격을 벌일 것이라고 협박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다는 폭스뉴스의 보도도 있었다. 지난해 정신병원에 입원한 이력도 있다.

CNN은 또 “카드가 최근 오래 만났던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면서 “그는 전 여자친구가 (사건이 일어난) 볼링장의 볼링 대회에 참가한다고 믿고 있었다”는 수사관의 말을 전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