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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지상전 채비 끝낸 이스라엘... 미국, 시리아 내 친이란 시설 2곳 공습

입력
2023.10.27 21:00
수정
2023.10.27 21:4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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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틀 연속 가자지구 심야 기습
하마스 "휴전 합의 전엔 인질 석방 불가"
미, 이란 연계 시설에 보복... 확전 우려 ↑
가자지구 인도주의 위기는 '질식 상태'

26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주위에 모여 있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해 교전이 벌어진 뒤 양측에서 27일 현재 8,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가자지구=AFP 연합뉴스

26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주위에 모여 있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해 교전이 벌어진 뒤 양측에서 27일 현재 8,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가자지구=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지구에서 이틀 연속 '심야 지상 기습 작전'을 전개했다. 하마스 지도부를 제거하고, 기반 시설 등을 파괴하며 지상군 본격 투입을 위한 채비를 마무리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동 지역의 확전 가능성도 점차 짙어지고 있다. 미국은 시리아의 친(親)이란 군사 시설을 공습했다. 이란 연계 무장 세력의 이라크·시리아 내 미군 기지 공격이 빈발하는 데 대한 보복 공격이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미군이 이 지역에서 이란을 겨냥해 군사적 공격에 나선 건 처음이다.

이스라엘 "향후 75년 좌우"... 전면 지상전 예고

27일(현지시간) AFP통신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전날 심야에도 가자지구에 지상군 병력을 투입해 '제한적 기습' 작전을 펼친 뒤 철수했다. IDF는 성명에서 "26일 밤 지상군이 전투기와 무인기, 전차 등을 동반해 가자지구 중심부에서 목표물 여러 곳을 식별한 후 '표적 공격'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25일 밤에 이어 이틀째 심야 급습을 이어간 것이며, 지난 22일 첫 기습을 포함하면 세 번째다.

하마스 지도부도 잇따라 제거됐다. IDF는 전투기 등으로 가자지구 내 하마스 거점을 '정밀 공습'한 결과, 샤디 바루드 하마스 정보국 부국장 등 지도부 5명의 사망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들 중 2명은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관여한 인물이라고 한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 지상군에 대한 잠재적 위협을 없애려는 전례 없는 규모의 공격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IDF는 향후 수일간 제한적 지상 기습과 공습을 계속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26일 지상전 개시 시점과 관련해 "여건이 맞으면 기동이 시작될 것"이라며 "향후 75년간 이스라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이번 싸움의 성과에 달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의 지상전 개시 준비가 사실상 완료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마스 "이스라엘 공습에 이미 인질 50명 사망"

하마스는 "휴전 합의 전까지 인질 석방은 없다"고 선언하며 다시 '인질 무기화'에 나섰다. 러시아를 방문한 하마스 대표단의 아부 하미드는 27일 러시아 매체 코메르산트와의 인터뷰에서 "인질 석방 임무를 완수하려면 평온한 환경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현재까지 인질 50명이 숨졌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로써 카타르와 이란 등이 앞서 거론했던 '인질 추가 석방' 가능성은 당분간 사라지게 됐다. 현재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은 229명으로 파악된다고 이스라엘이 밝혔다.

국제사회는 연일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은 전날 "인도주의 통로를 마련하고 군사 행위를 일시적으로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유엔도 "가자지구가 외부 지원 중단으로 질식 상태에 있다"며 지원 재개를 요구했다. 외신들은 27일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 10대가 가자지구로 추가 진입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이 26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나세르 병원 밖에서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사망한 가족의 시신을 인계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칸유니스=AF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인들이 26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나세르 병원 밖에서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사망한 가족의 시신을 인계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칸유니스=AFP 연합뉴스


미, 이·하마스 전쟁 후 첫 군사적 공격

하마스의 배후로 꼽히는 이란,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 간 갈등도 격화할 전망이다. 27일 미국 국방부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명령에 따라 이날 새벽 미군 F-16 전투기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시리아 동부 지역 시설 두 곳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이라크·시리아 내 미군 기지가 친이란 무장 세력의 자폭 드론과 로켓 공격을 받은 결과, 미군 21명이 부상한 데 따른 보복성 정밀 타격이었다는 게 미 국방부의 설명이다. 최근 열흘간 이라크, 시리아에서 벌어진 미군 겨냥 공격은 최소 19차례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성명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는 별개로 이뤄진 작전"이라며 확대 해석엔 선을 그었다. 이란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가자지구 지상전을 앞두고 이란의 개입을 촉발, 확전을 촉발하는 뇌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워싱턴 중동연구소의 찰스 리스터 국장은 친이란 무장 세력의 미군 공격을 두고 "중동 전역에 잘 무장되고 공격적인 대리인 세력들이 광범위하게 구축돼 있음을 보여 주려는 이란의 시나리오"라며 "그들은 한계선을 시험하면서도, 대응 책임을 미국에 떠넘기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에 말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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