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마약 투약' 혐의 이선균·지드래곤 출국금지 검토

"수사 결과 따라 구속영장 신청 여부 결정"

이선균. CJ ENM 제공

경찰이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이선균(48)과 그룹 빅뱅 출신의 지드래곤(35ㆍ본명 권지용)에 대해 출국 금지 조치가 필요한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26일 “(이씨와 권씨에 대해) 출국 금지 조치를 할지 검토할 예정”이라며 “수사 결과에 따라 구속영장 신청 여부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앞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의사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이씨와 권씨, 유흥업소 관계자 등에게 마약류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경찰은 A씨가 이씨와 권씨에게 직접 마약을 건넸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A씨는 마약 제공 대가로 돈 등은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유명 연예인 등 마약류 투약 사건과 관련해 현재 수사 대상자는 10명으로, 이중 5명은 입건, 나머지 5명은 입건 전 조사(내사) 중”이라며 “입건자 중 4명은 마약류 투약, 나머지 1명은 마약류 제공 혐의로 신속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입건된 5명 중 이씨는 대마초 등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대마ㆍ향정)고, 이씨가 출입한 것으로 알려진 유흥업소 실장 B씨는 향정 혐의로 구속됐다. B씨에겐 이씨를 협박해 수억 원을 뜯어낸 혐의도 더해졌다. 이 밖에 유흥업소 종업원 1명과 권씨도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각각 입건됐다. 권씨가 투약한 마약 종류는 확인되지 않았다.

입건된 이들 외에 마약 투약 전과가 있는 재벌 3세와 연예인 지망생, 방송인 출신 작곡가 등 5명은 경찰 내사를 받고 있다. 내사자들은 범죄 혐의 등이 특정되지 않고 B씨 진술 등에서 이름만 거론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달 중순 “강남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마약을 투약한다”는 첩보를 입수해 내사하는 과정에서 이씨와 권씨가 연루된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와 권씨 등) 마약 투약자는 A씨를 통해서만 마약류를 공급 받은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며 “마약류 제공 방식과 양 등 구체적인 사항은 수사 초기 단계여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한편 권씨는 2011년 대마초 흡연 혐의로 입건됐으나 기소 유예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 기소 유예란 혐의가 인정되나 검사가 초범인 점 등 여러 정황을 고려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을 말한다.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 뉴스1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