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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왜 전쟁을 부추기나…'오일머니'와 '패권' 노린 '위험한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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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시작한 전쟁의 전선이 아슬아슬하게 확대되고 있다. 이란의 후원을 받는 무장 단체들이 이스라엘군은 물론이고 미군과도 산발적으로 교전을 벌인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란이나 그 대리인들이 이번 전쟁에 더 개입한다면 단호히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한 것은 무력 충돌이 위험 수위에 육박했다는 뜻이다.
이란이 확전을 부추기는 건 하마스를 돕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중동 패권'과 '오일 머니'를 노린 전략적 파워 게임이라고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와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이 분석했다.
이란의 최대 목표는 전쟁 자체가 아니라 중동의 불안정성을 키우는 것이다. 미국이 주도한 '중동 데탕트'(미국·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의 관계 회복)로 약해진 역내 존재감을 되찾기 위해서다. 중동 정세가 혼미해질수록 과격 무장단체들의 배후인 이란이 주목받고 영향력이 커진다는 게 이란의 계산이다.
이란은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이라크·시리아의 시아파 민병대 등을 ‘저항의 축’으로 묶고 20년 넘게 후원해 왔다. 이들을 훈련시키고 첨단 무기를 쥐어주며 ‘대리 병력’으로 활용했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소는 “재래식 군사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이란이 직접 나서지 않고도 중동 지역을 언제든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힘을 얻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도 이란은 자기 손을 더럽히는 대신 ‘저항의 축’을 앞세웠다. 레바논과 이스라엘 국경에선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군의 교전이 격화되고 있고, 24일 시리아군은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긴장이 고조되며 중동 데탕트(긴장완화)엔 힘이 빠졌다. 국제 안보 컨설팅업체 수판그룹의 콜린 클라크 연구이사는 "이란의 라이벌인 사우디의 영향력은 줄었고 미국의 중동 정책 구상도 무너졌다"며 현재로선 이란의 패권이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중동에 주둔하는 미군에 대한 적개심도 표출했다. 24일 미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이후 이라크와 시리아의 미군 기지가 최소 13차례 공격당했다. 케네스 폴락 전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가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한 패임을 부각하기 위한 공격으로, 아랍권과 미국의 화해를 더 어렵게 만들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중동 불안은 산유국인 이란의 경제적 이익으로 이어진다. 유가가 급등하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국제 유가는 오름세다.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 제재 피해를 만회할 기회다.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란의 원유 수출을 막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하마스에 대한 이란의 장악력은 알려진 것보다 약하다는 관측도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서방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오랫동안 하마스를 후원해 왔지만,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대해선 미리 통보받지 못했다”고 했다. 다만 이란이 하마스가 일으킨 전쟁에 ‘저항의 축’을 동원해 정치·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한 건 분명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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