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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통 디자인을 현대인의 일상에 끌어들이고 싶어요"

입력
2023.10.26 12:00

[소상한 토크 #40] 자신만의 브랜드를 가꿔 나가는 소상공인

편집자주

600만 소상공인 시대, 소상공인의 삶과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전통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해 제품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오늘 만나본 1인 소상공인 기업 가닥가닥은 박물관에서 볼 법한 전통 디자인을 재해석해 일상에서 쉽게 사용하는 제품들을 만든다. 한복에 치중돼 있던 전통 패션 브랜드와 달리, 전통매듭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전지혜 대표. 가닥가닥 제공

전지혜 대표. 가닥가닥 제공

브랜드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박물관을 나선 전통, 가닥가닥입니다. 박물관에 머무른 전통 디자인이 아니라, 일상에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는 전통 디자인을 지향하는 브랜드입니다. 주로 전통 매듭을 응용해 매 시즌마다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올 가을에는 국화를 콘셉트로 디자인을 전개하고자 합니다."

어떤 제품들이 있나요?

"주로 라이프스타일, 패션 제품을 디자인해 제작하는데요. 지난 1년간 펀딩을 통해 가방, 폰케이스, 키링, 곱창밴드 등을 선보였습니다. 현재는 잠시 재정비 시간을 보낸 뒤 가을 국화 시리즈로 국화무늬 폰케이스, 거울톡, 매듭 키링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통매듭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대학교 1학년 때 잘못 신청한 수업에서 전통매듭을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무형 문화재 장인에게 매듭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취미 정도로만 여겼습니다. 그 후 프랑스에서 계절학기를 보내게 됐는데요. 당시 프랑스에서 우연한 계기로 방문한 박물관에서 마주치게 된 우리 전통매듭 작품이 터닝포인트가 되어 창업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래도 창업에 도전하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떤 계기로 창업하게 됐나요?

"대학교 학부 졸업쯤에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중 한 해가 다르게 열정이 점점 식어가는 것을 느꼈고, 그렇게 현실에 타협해 가는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이십대를 보낸다면 앞으로 무언가에 도전하기는 어렵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신입생 때 가졌던 수많은 포부 중 하나인 창업에 도전해 보고 싶었습니다."

졸업 후 창업에 도전, 자신만의 브랜드를 런칭한 전지혜 대표. 가닥가닥 제공

졸업 후 창업에 도전, 자신만의 브랜드를 런칭한 전지혜 대표. 가닥가닥 제공

졸업하자마자 창업을 하셨는데요. 젊은 나이의 창업,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요?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단점 위주로 생각이 나네요. 개인적으로 거래처나 협력사와 소통할 때 젊은 나이가 그리 유리한 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학생으로 오해받기도 하고, 거래 자체를 거절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부적절한 계약 이행도 경험했고요. 또래의 창업가들이 많지 않다는 점도 아쉬움 중 하나인데요. 비슷한 나이에 창업을 한 사람들과 고민을 나눌 기회가 별로 없어서 아쉽습니다. 장점으로는 뻔하지만 열정과 체력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취업을 선택한 다른 또래와 비교해 젊은 나이에 특이한 경험들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 중 하나입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제 모습을 그려가는 것이 기대됩니다."

규모가 작은 소상공인이다 보니 브랜드사를 운영하는 데에 애로사항이 많을 것 같습니다.

"디자인부터 생산, 관리, 마케팅까지 모든 분야를 혼자서 다 해야 하다 보니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낄 때도 종종 있습니다. 1인 기업이라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향후 규모가 커져 직원을 채용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어떤 고객들에게 반응이 좋나요?

"우리만의 직관적이지 않은 재해석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전통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현대 생활양식과는 간극이 있어 일상에서 편하게 쓸 수 있는 전통 아이템은 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닥가닥은 적당한 변형과 조합으로 전통을 은은하게 재해석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고 그런 부분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가닥가닥의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제품들. 가닥가닥 제공

가닥가닥의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제품들. 가닥가닥 제공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2022년 9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첫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가방으로 시작해 댕기 곱창밴드, 복주머니, 폰케이스 총 4회에 걸쳐 가닥가닥을 소개했습니다. 다소 서툴렀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했었고 감사하게도 그 마음이 닿아 만족스러운 피드백을 보내주신 분들도 여럿 계셨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아쉬움을 표하시는 고객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러한 피드백을 바탕으로 약 6개월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졌고 최근 들어 새로운 가을국화 콘셉트의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펀딩 프로젝트와 외부 플랫폼 입점을 통해 가닥가닥을 더욱 많은 분께 알리고자 합니다."

어떤 브랜드를 꿈꾸고 있나요?

"전통매듭하면 떠오르는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요즘 전통을 재해석한 브랜드가 많아지고 있는데요. 대부분 한복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저는 전통매듭만큼 균형미 넘치고 다양한 매력과 종류를 가진 전통공예는 찾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한복보다 더 해석할 여지가 많죠. 예로부터 전통매듭이 의식주에 걸쳐 다양하게 사용되었던 것처럼 현대에서도 일상적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전통매듭 디자인 제품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장은진 창업 컨설턴트 ari.maroon.c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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