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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여객기 충돌할 뻔한 김포공항... "예산 이유" 안전장치 도입 거부한 한국공항공사

입력
2023.10.25 09:39
수정
2023.10.2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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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김포공항에 ARWIS 도입 요구
공사 "예산 부족해" 설치 거부 의사

김포공항 국내선 활주로 모습. 연합뉴스

김포공항 국내선 활주로 모습. 연합뉴스

지난 4월 김포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여객기 충돌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고가 발생한 이후 한국공항공사가 국토교통부의 '활주로 침범 자동경고 시스템(ARWIS)' 설치 요청에도 예산 부담을 이유로 묵살한 것으로 파악됐다. 활주로에서는 경미한 허점이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예방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부에서 제출받은 '최근 4년간 김포·인천공항 활주로 침범 건수'에 따르면, ARWIS가 설치되지 않은 김포공항에서는 활주로 침범 건수가 3건이었지만, 해당 시스템을 갖춘 인천공항에서는 활주로 침범 사례가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ARWIS는 항공기 조종사에게 활주로 진입 전 이·착륙 항공기가 있는지를 탐지해 진입 가능 여부를 '빨간불'로 알려주는 장치다. 이륙 대기 중인 항공기가 있는 상황에서 활주로에 다른 항공기가 감지됐을 경우에도 빨간불이 켜져 조종사가 이륙할 수 없는 상황임을 인지할 수 있게 한다.

국토부는 올해 5월과 6월 두 차례 검토를 거쳐 김포공항에 ARWIS 시스템 설치를 요구했다. 지난 4월 김포공항에 착륙한 대한항공 여객기와 이륙하려던 에어부산 여객기가 부딪힐 뻔한 사건을 조사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사고 원인은 지상 관제사와 조종사의 교신 오류였다. 당시 관제사는 대한항공 조종사에게 "Hold Short(잠시 대기)'"라고 두 차례 말했으나, 조종사는 'Cross(활주로를 건너라)'로 알아듣고 정지선을 넘었다. 관제사가 곧바로 긴급 정지 신호를 보내 큰 사고는 막았지만 국토부는 재발 방지를 위해 ARWIS 시스템 도입 검토를 요구했다. 그러나 공사는 예산 확보와 운영인력 충원 문제를 들어 거부했다. 공사 측은 ARWIS 시스템 도입 예산 규모를 약 130억 원으로 추산했다.

국토부는 ARWIS 시스템은 공항 내 사고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는 입장이다.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항공사 간 충돌 방지와 원활한 흐름을 위한 '지상이동 안내 및 통제시스템(SMGCS)'보다 상위단계인 'A-SMGCS' 4단계를 도입한 상태다. ARWIS와 동일 기능을 갖춘 것은 물론 충돌 가능성을 예상하고 제어하는 자동시스템까지 보유하고 있다. 반면, 김포공항은 ARWIS 기능이 빠진 A-SMGCS 2단계 수준만 갖춘 상황이다. 국토부는 "김포공항도 4단계 이상의 A-SMGCS 도입이 필요하지만, 비용 문제가 큰 만큼 ARWIS라도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유경준 의원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도 관제사와 조종사의 인적 오류를 예방하기 위해 시스템에 의한 활주로 안전 보장을 권고한다"며 "공사는 빠른 시일 내에 김포공항에도 ARWIS를 설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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