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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서 하루에만 704명 숨졌다... 팔레스타인 ‘피의 화요일’

입력
2023.10.24 19:30
수정
2023.10.25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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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436명 사망한 데 이어 또 일일 최다 사망
희생자 40% 어린이...이스라엘, 주거지도 폭격
서안지구선 '15년간 사망자'의 10%가 2주 만에

23일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지구 중심 도시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피해 도망치고 있다. 가자시티=EPA 연합뉴스

23일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지구 중심 도시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피해 도망치고 있다. 가자시티=EPA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23~24일(현지시간), 24시간 동안 7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일일 최다 사망자 기록이다. 연일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을 시사해 온 이스라엘방위군(IDF)이 21일 예고한 대로 공습 강도를 높이며 ‘무차별 폭격’에 나선 결과다.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도 전쟁 2주 만에 팔레스타인인 95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로이터통신과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날 오후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전날 오후부터) 24시간 동안 가자지구에서 최소 704명이 IDF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전날에도 보건부는 “지난 24시간 동안(22일 오후~23일 오후) 436명이 숨졌다”며 지난 7일 개전 후 최악의 인명 피해가 나왔다고 했었는데, 하루 만에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전날 희생자 중엔 어린이도 182명에 달했다. 팔레스타인 입장에선 ‘피의 월요일’과 ‘피의 화요일’이었던 셈이다.

특히 사망자 대부분은 IDF가 “가자지구 북부에 남아 있는 주민은 ‘테러 조직’에 동조하는 것으로 보겠다”며 대피 지역으로 지정한 남부 지역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 전역에 IDF가 민간인 희생은 아랑곳하지 않고 무자비한 공습을 퍼부었다는 방증이다.

폭격이 잦아들 기미는 없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도 "하마스는 반드시 파괴되어야 한다. 이것이 전쟁 종식의 조건"이라며 "장기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7일 이후 IDF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가자지구 주민이 5,791명으로 확인됐다고 24일 밝혔다. 이 중 40%(2,360명)가 어린이였다.

이스라엘의 이슬람 사원 공습으로 가족을 잃은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 주민이 22일 제닌에서 열린 장례식에 참석해 오열하고 있다. 제닌=EPA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이슬람 사원 공습으로 가족을 잃은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 주민이 22일 제닌에서 열린 장례식에 참석해 오열하고 있다. 제닌=EPA 연합뉴스

온건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휘하의 서안지구에서도 IDF 폭격에 따른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개전 이후 23일까지 팔레스타인인 95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9일 IDF의 누르샴스 난민캠프 공습으로 어린이 5명 등 13명이 희생됐고, 21일 밤 제닌 모스크도 공격을 받아 사망자 2명이 나왔다. IDF는 “모스크 지하의 ‘테러 단지’를 노린 것”이라며 정당화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집계 결과, 2008년 이후 서안지구에서 IDF나 이스라엘 정착민들에 의해 목숨을 잃은 팔레스타인인은 최소 992명으로 나타났다. 전쟁이 발발한 지 2주 만에 15년간 사망자의 10%에 해당하는 사람이 숨진 것이다. 아직 2개월여가 남았음에도, 올해는 최근 15년 중 ‘연간 사망자 250명’ 선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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