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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홍범도 흉상 이전 '요지부동'... "총장 정신 차리라" 고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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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장군의 흉상 이전 문제가 국정감사에서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야당은 이념 논쟁을 멈추고 육군사관학교 내 흉상 이전도 중단하라고 촉구했지만, 국민의힘과 육군은 "육사 정체성을 바로잡는 일"이라며 요지부동이었다.
23일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육군본부 국감에서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은 홍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 대해 "흉상 이전은 육사 자체 종합발전계획에 따라 추진하는 것"이라며 "(국방부) 장관이나 대통령 등 특정인 지시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육사 설립 취지나 생도들의 대적관 확립을 위해 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홍 장군이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공산주의자라는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권영호 육사 교장(중장)은 흉상 이전 시점에 대해 "구체적인 것인 기념물 종합계획(수립)이 완료되면 그와 연계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 한기호 국방위원장은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기초한 국가관 확립이라는 이념이 분명하지 않다면 육사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며 "혼란스럽더라도 소신을 가지고 하라"며 육군 측의 홍 장군 흉상 이전 방침을 엄호했다.
야당은 육사가 독립영웅을 부정하고 있다고 거세게 맞섰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육군총장이 헌법 정신을 부정하고 독립영웅을 부정하며 일제에 항거한 역사를 지우는 것이 옳은가"라며 "총장, 정신 차리라"고 질타했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여러분 주장대로 육사 정체성과 군 정체성을 바로 세우려면 일본에 협력하고 기생한 사람을 청산하고 부인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비판에 가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주도했던 이념 논쟁을 그만두자는 주장도 나왔다.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이 늘 옳다, 이념 논쟁을 멈추고 민생에 집중하자'고 했다"며 "(홍 장군 흉상 이전) 이것이 이념 논쟁의 제물이 됐다. 대통령이 이념 논쟁을 하지 말라 했으니 이제 대통령 지시대로 멈추라"라고 지적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도 "지금 이 시각 이념 논쟁의 진원지는 육사"라고 압박했다.
홍범도 장군을 둘러싼 역사 논쟁은 24일 해군본부 국감에서도 계속될 전망이다. 해군은 배수량 1,700톤급(KSS-IIㆍ손원일급) 잠수함 '홍범도함'을 운용 중이다. 그러나 한덕수 국무총리는 8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군함을 상징하는 이름을 공산당원으로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함정 명칭 변경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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