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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軍에 식사 무료 제공한다는 맥도날드···아랍권서 불매 운동

입력
2023.10.2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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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지부 "무료 제공 확대" 발표에
전쟁으로 적개심 커진 아랍서 불매 확산
기타 중동 맥도날드 가맹점은 '선 긋기'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위치한 맥도날드. 이스라엘=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위치한 맥도날드. 이스라엘=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햄버거 체인점 맥도날드 이스라엘 지부가 이스라엘 군에 무료 음식을 제공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아랍권에서 불매 운동이 번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간) "맥도날드에 대한 불매 운동이 벌어졌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집트 등 아랍권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맥도날드 이스라엘 지부는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간 전쟁 이후 이스라엘 방위군에게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전쟁 발발 이후 현지 병원 등에만 무료 식사를 제공해 오다가 그 대상을 이스라엘 군인들로까지 확대한 것이다.

이집트 등 아랍 국가의 소비자들은 이같은 방침에 반발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군 투입을 거듭 예고하는데다, 이미 숱한 타격으로 가자지구 민간인 사망자가 속출해 이스라엘군에 대한 적개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아랍권에서 맥도날드는 '미국의 상징'으로 통해왔다. 이번 전쟁 국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온 만큼, 맥도날드 지부의 식사 제공이 미국 본사의 의도를 따른 게 아니냐는 의심도 받고 있다.

이집트의 유명 틱톡커 아마드 나기는 "오늘부로 이 음식점(맥도날드)은 없어져야 한다"며 "이것(불매운동)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라고 말하는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은 조회수 130만 건 이상을 기록하며 아랍권 소비자들의 공감대를 얻었다. 소비자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맥도날드 이스라엘 지부는 결국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돌리기도 했다.

불매운동이 퍼지자 기타 중동 국가에 있는 맥도날드 지부들은 이스라엘 지부와 선을 그었다. 맥도날드 쿠웨이트 운영사는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지부가 한 일은 별개의 행위"라면서 다른 중동 지부와는 관계가 없다고 일축했다. 오만에서 맥도날드를 운영하는 알다우드 레스토랑 역시 현지 맥도날드 X(엑스·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스라엘 지부의 방침은) 아랍권 운영사들과 전혀 협의된 바 없는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이집트, 요르단, 레바논 등 지부도 유사한 성명을 발표했다. 카타르, 오만,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측은 오히려 가자지구에 돈을 기부하기도 했다.

중동 지역에서 맥도날드 불매 운동이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3년 미국 주도로 이라크 전쟁이 시작됐을 때 베이루트에 위치한 맥도날드가 폭탄 공격을 받아 5명이 다쳤다. WP는 "맥도날드는 각국 운영사가 현지 가맹점을 소유하고 있지만, 이들 매장은 여전히 미국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전했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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