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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가 한국에 두고 간 보험금 '250억'…이자만 14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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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9월 경기 광주시 외국인 근로자 고용 사업장인 젠제노(면직물 제조업)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뉴시스
한국을 떠난 외국인 근로자가 3년 이상 찾아가지 않은 퇴직금과 출국 항공권 보조비 격의 '휴면보험금'이 지난 9년간 약 440억 원 발생해 이 중 절반이 넘는 250억 원이 주인을 찾지 못하고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외 보험금 지급 창구가 있는데도 홍보 사업이 사실상 전무해 이자로만 14억 원 이상 쌓인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인력공단이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올해 9월까지 발생한 외국인 노동자 휴면보험금 중 주인을 찾아가지 못한 잔액은 총 253억7,100만 원(4만5,038명)에 달했다.
외국인고용법에 따라 'E-9'(비전문 취업), 'H-2'(방문 취업)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와 그의 사업주는 각각 귀국보험비용(출국 시 항공권 보조비용), 출국만기보험(퇴직금·근로자 통상 월 임금의 8.3%씩 적립)에 가입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두 보험금은 민간보험사가 관리한다. 외국인 근로자는 비자만료 후 귀국 또는 비자 변경 시 금액을 지급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제도 인식 부족이나 복잡한 청구 절차 등 때문에 금액을 수령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미수령 상태로 3년이 지나면 휴면보험금으로 처리돼 산업인력공단에 인계된다.
휴면보험금은 2014년 외국인고용법 개정·시행에 따라 최초 143억3,000만 원이 공단에 인계됐다. 2017년까지는 인계 금액보다 찾아준 금액이 더 많아 잔액이 111억 원까지 줄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는 '찾아주기' 실적은 꾸준히 줄고(17년 32억2,200만 원→22년 13억4,200만 원) 반대로 휴면보험금 인계는 늘어(17년 24억3,900만 원→22년 45억6,300만 원) 올해 최초로 잔존 보험금이 250억 원을 넘어섰다.
특히 EPS센터(외국인력센터)를 통해 이미 본국으로 돌아간 외국인 근로자의 보험금을 찾아줄 수 있음에도, 이에 대한 홍보가 매우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EPS센터를 통한 국외 휴면보험금 지급 홍보사업(전화 통화·엽서 배포 등)은 총 2건밖에 되지 않아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었다. 이런 영향으로 9년간 그나마 주인을 찾아간 190억 원 가운데 국외에서 지급된 금액도 40억 원가량(2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막대한 휴면보험금 예치에 따라 지난해까지 발생한 이자 수익만 해도 총 14억3,700만 원에 달한다. 공단은 이 중 1억1,000만 원 상당을 자살한 외국인 노동자의 장례비용으로 활용했고, 나머지 13억 원은 활용처를 찾지 못하고 방치된 실정이다.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지 의원은 "외교부 등 유관기관 및 당사국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국외 지급 가능한 휴면보험금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할 필요성이 있다"며 "외국인 노동자가 국내 노동시장의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 잡은 만큼 산업인력공단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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