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자녀 학폭 의혹' 김승희 의전비서관 사임에 "학폭 정권 꼬리자르기 면직"

입력
2023.10.21 15:10
수정
2023.10.2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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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다면 무능, 덮었으면 권력형 은폐 카르텔"
尹 상대 "연이은 '실세 학폭' 입장 밝히라" 촉구

윤석열 대통령과 김승희(오른쪽) 의전비서관.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승희(오른쪽) 의전비서관.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은 21일 김승희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자녀 학폭' 의혹으로 사퇴한 것과 관련, 대통령실을 겨냥해 "말로는 엄중한 대처라고 하지만 권력형 학폭 은폐에 대한 감찰 무마를 위한 '꼬리자르기 면직'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정순신, 이동관, 김승희까지 윤석열 정권은 '학폭 정권'이냐"며 "김 비서관의 '초고속 사표'로 그냥 얼버무리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고작 9살밖에 안 된 아이의 얼굴이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심각한 폭행이 있었는데 출석 정지와 학급 교체로 사건이 종결됐다"며 "특히 전치 9주의 폭행이 '사랑의 매'라며 제대로된 사과 없이 궤변을 늘어놓는 김 비서관 부인의 무개념 막말은 국민 가슴에 소금을 뿌린다"고 일갈했다.

김 비서관의 자녀 학폭 의혹은 전날 김영호 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 중 "석 달 전 김 비서관의 초등학교 3학년 딸이 방과후 2학년 학생을 화장실로 데려가 리코더 등으로 머리와 얼굴을 폭행해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다"고 밝히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드러났다. 김 비서관은 대통령실이 진상조사 착수 방침을 밝힌 지 4시간여 만에 즉각 사의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를 즉시 수리했고, 이에 따라 대통령실 차원의 감찰 조사는 중단될 전망이다.

강 대변인은 "대통령 부부를 가까이서 보좌하는 실세라는 걸 모두 아는데, 누가 감히 김 비서관의 딸을 '강제 전학' 시킬 수 있겠냐"며 김 비서관의 지위가 학교의 석연찮은 대응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대통령실을 겨냥한 날선 비판도 이어갔다. 강 대변인은 "실세 자녀 학폭 문제를 덮어주는 게 윤석열 정권이 그렇게나 외쳐대는 공정과 상식, 정의냐. 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밝힐 때까지 정말 몰랐던 게 맞냐"며 "김승희 자녀 학폭을 숨겼다면 파렴치한 것, 몰랐다면 무능한 것, 덮었다면 '권력형 학폭 은폐 카르텔'"이라고 주장했다.

강 대변인은 "대통령실 차원에서 아무런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않으면, 앞장서서 은폐하는 것은 물론 모든 학폭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하는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실세 자녀들의 연이은 학폭 논란에 대한 입장을 직접 국민께 밝히라"고 촉구했다.

나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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