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학폭 의혹' 김승희 의전비서관 사의… 윤 대통령 즉각 수리

입력
2023.10.20 18:15
수정
2023.10.20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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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 수리로 공직기강 조사는 중단 예정

김승희 의전비서관이 4월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김승희 의전비서관이 4월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자녀 학폭' 의혹이 불거진 김승희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이 20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관련 의혹이 제기돼 대통령실이 진상조사 착수를 밝힌 지 4시간여 만이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김 의전비서관은 부모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국정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를 즉시 수리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김 비서관을 둘러싼 의혹은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날 경기도교육청 등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석 달 전 김 비서관의 초등학교 3학년 딸이 방과 후 2학년 학생을 화장실로 데려가 리코더 등으로 머리와 얼굴을 폭행해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다"고 밝히면서 알려졌다. 김 의원에 따르면, 피해 학생 부모는 가해 학생에 대한 강제전학 조치를 학교에 요구했지만 사건 발생 두 달 만에 열린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학급교체 처분을 내렸다. 김 의원은 김 비서관의 배우자가 딸에게 출석정지 조치가 내려진 7월 19일 카카오톡 프로필에 남편과 윤 대통령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경기도교육청은 해당 사건이 발생했다고 인정했지만, 심의위 개최 시점 및 징계 수위 등 학교 측 대응 관련 의혹에 대해선 부인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국감을 통해 관련 의혹을 인지하고, 즉각 김 비서관에 대한 공직기강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를 위해 21일부터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순방수행단에서 김 비서관을 배제했다. 지난 11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민심 이반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김 비서관에 대한 의혹이 악재인 만큼 서둘러 사표 수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사 착수 사실이 언급되자마자 김 비서관이 사퇴하면서 대통령실 차원의 감찰 조사는 중단될 전망이다. 이벤트 대행회사 대표 출신인 김 비서관은 별정직 공무원이어서 일반직 공무원과 달리 감찰이 진행 중이더라도 면직 처리가 가능하다. 김 비서관은 2009년 김건희 여사와 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위 과정을 함께 수료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윤 대통령 취임 초부터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일해왔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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