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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아이들 꼭 껴안고, 수류탄 위로 몸 던져...가자 인근 마을의 잇단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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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남부에서 숨진 주민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17일 현장을 취재한 호주 ABC뉴스와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 약 3㎞ 떨어진 키부츠(집단농장) 크파르 아자에서 주민 800여 명 중 50여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파악됐다. 크파르 아자는 이번 하마스의 공격으로 피해가 가장 컸던 지역 중 한 곳이다.
사망자 중에는 일가족 5명도 포함됐다. 가족들은 당초 실종자로 분류됐다가 자택 침대에서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아버지 아비브 쿠츠(54)는 아내 리브낫 쿠츠(49)와 세 자녀 로템(19), 요나단(17), 이프타흐(15)를 보호하기 위해 꼭 끌어안은 모습으로 함께 누워 있었다.
가장인 아비브는 컨설팅 회사의 부사장이자 농업 종사자였다.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욤키푸르 전쟁) 중 태어난 아내 리브낫은 이번 달 50세 생일을 앞둔 그래픽 디자이너였다. 딸 로템은 신병교육대 교관이었고, 두 아들은 프로 농구선수를 꿈꾸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이들은 미국 보스턴에서 살다가 수년 전 귀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의 친척은 "앞길이 창창한 아이들이었다"면서 "하마스의 기습이 있던 날 이들 가족을 만나기로 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지역에서 약혼자를 구하기 위해 수류탄에 몸을 던졌다가 숨진 청년의 사연도 전해졌다. 캐나다와 이스라엘 국적을 보유한 네타 엡스타인(21)은 하마스가 기습 공격을 감행한 7일 약혼자인 아이린 샤빗과 크파르 아자의 아파트에 있었다. 인근에 살던 엡스타인의 가족들은 안전가옥으로 대피 중이었다. 엡스타인은 어머니 아일릿 샤샤르 엡스타인에게 문자를 보내 "아랍어로 외치는 소리가 들리고 주변이 매우 소란스럽다"라며 "총격이 발생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들이 여기 왔어요, 엄마"라고 했다.
이어 엡스타인의 약혼자 샤빗은 "아파트로 (하마스) 공격대가 쳐들어와 수류탄을 던졌다"고 아일릿에게 문자를 보냈다. 세 번째 수류탄이 샤빗 앞으로 떨어졌고, 엡스타인은 곧바로 폭발을 막기 위해 몸을 던졌다고 샤빗은 전했다. 엡스타인은 목숨을 잃었고, 샤빗은 이날 오후 이스라엘군에 의해 구조됐다.
엡스타인의 어머니 아일릿은 언론에 "네타가 수류탄을 덮쳐 자신의 생명을 희생했지만, 샤빗의 목숨을 구했다"면서 "나의 아들은 드넓은 마음을 가진, 내면이 아름다운 아이였다"고 말했다.
엡스타인은 고등학교 졸업 후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을 돕는 자원봉사를 했고, 약 1년 6개월 전 샤빗을 만나 결혼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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