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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보복’ 이스라엘에 비판 수위 높이는 유엔 “국제법 위반”

입력
2023.10.17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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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인권조사위 “하마스뿐 아니라 이스라엘도
명백한 전쟁범죄… 팔레스타인 자결권 허용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교전 열흘째인 17일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시신을 본 유가족이 슬퍼하고 있다. 칸 유니스=EPA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교전 열흘째인 17일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시신을 본 유가족이 슬퍼하고 있다. 칸 유니스=EPA 연합뉴스

유엔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의 강경 대응이 “국제법을 어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은 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군 투입에 앞서 내린 대피령 역시 반인도적 범죄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17일(현지시간) 유엔 인권조사위원회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무력 충돌 과정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며 분열과 증오를 더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는 2021년 5월부터 올해 8월까지 가자지구 등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영향권에 있는 지역의 인권 침해 사례와 지난 7일 발생한 하마스의 공격과 이스라엘의 보복 조치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보고서는 우선 민간인 거주지를 향해 로켓·박격포 공격을 감행한 하마스의 행동이 무차별적 공습에 해당하는 명백한 전쟁범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과잉 대응도 문제 삼았다. 이스라엘이 △군사적 우위에 있고, 대응 공격에 따른 △팔레스타인 피해 규모가 더 큰 점 등에 비춰 비례적이지 않기에 이 역시 전쟁범죄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또 △하마스 공습 이전에도 이스라엘이 불필요하게 무력을 사용하고 민간인 사상자를 냈다고 짚었다.

나비 필레이 조사위원장은 “우리의 보고서는 고통스럽고도 시의적절하다”며 "폭력을 종식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달성할 유일한 길은 팔레스타인 지역과 이스라엘 전역에서 국제법을 엄격하게 준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분쟁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이 자결권을 행사하도록 허용해야 분쟁을 멈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한 채 보복 공습을 벌이고 지상전을 염두에 두고 현지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린 점도 문제 삼았다. 라비나 샴다사니 유엔 인권최고대표 사무소(OHCHR) 대변인은 이날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봉쇄·대피령은 민간인 강제 이주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피 시설의 규모나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대피령은 국제 인도법상 합법성이 인정되는 임시 대피가 아니라 ‘반인도적 전쟁범죄’에 속하는 강제 이주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피난민 보호시설은 한계를 초과한 상황이다. 이스라엘의 봉쇄로 전기와 물, 식량 공급 등이 끊겼지만 국경이 닫혀 구호품도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샴다사니 대변인은 “가자지구 남부로 피한 주민들은 대피소 부족과 식량 고갈에 직면해 있다”며 “깨끗한 물이나 의약품, 기타 필수품도 거의 또는 전혀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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