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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위협 커지는데...경찰, 안보수사 지휘 역량은 '5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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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 발전과 급변하는 국제 정세로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경찰 안보수사 분야 간부 절반 가까이가 내부 평가 시험에서 50점대의 저조한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1월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 이관을 앞두고 반국가활동을 비롯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다양한 영역에서 고도의 수사 능력이 요구되는 만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청이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지휘역량 평가 시험 결과'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6월 전국 안보수사팀장 120명을 대상으로 자체 시험을 실시했다. 총 51명이 응시한 경제안보·첨단안보 등 관련 분야 시험 평균 점수(100점 만점)는 S등급(20%·11명) 80점, A등급(30%·16명) 68.1점, B등급(30%·16명) 59.2점, C등급(20%·8명) 50.1점으로 나타났다. 대공수사 관련 정보사범수사(69명) 시험 평균 점수는 S등급(20%·15명) 89.3점, A등급(30%·21명) 80.9점, B등급(30%·21명) 72.6점, C등급(20%·12명) 63.9점이었다.
이 시험은 수사절차와 수사서류 작성 등 수사에 필요한 '기초 역량'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수사사례와 판례 중심의 서술형 문항 4개로 구성됐다. 별도로 선발한 대공·안보수사 '베테랑'들의 실제 수사 경험에 비춰 현장 지휘관이 갖춰야 할 기본 실력을 파악하기 위해 고안된 문제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수사 경험이 있다면 시험에서 묻는 관련법 적용과 수사 절차의 하자를 짚어내고, 수사 서류 작성과 현장에서의 구체적 역할 분담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출제된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을 받은 팀장들의 지휘역량은 저조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수사력에 대한 정량적 평가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실무현장 경험과 기본지식을 갖췄다면 풀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하위권에 속하는 인원을 당장 현장에 투입하는 것은 부적합하다는 의미다.
경찰은 C등급 해당자들에 대해 12월 4~15일 특별교육을 실시하고, 교육수행 평가를 치를 예정이다. 연속으로 C등급을 받을 경우 인사조치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내년 1월 1일 안보수사 업무를 전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열흘 남짓한 짧은 교육만으로 수준을 끌어올리는 건 한계가 적지 않다. 경찰 관계자는 "국정원이 수년간 축적한 정보와 업무역량에 경찰 수사력은 비할 바가 못된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경찰은 인력 양성을 위해 '안보수사 연구·교육센터'를 개소했다. 하지만 당장 현장 수사에 투입하기에는 수준이 미흡하다. 연 교육인원 630명을 대상으로 16개 교육과정을 만들었는데, 대부분 서류 작성과 수사절차 교육에 쏠려 있다. 현장 활용도가 높은 대공수사 사례연구는 사흘에 불과하다. 경찰은 3주에 걸친 국정원과의 합동 교육으로 이를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정원 전현직 수사관들을 강사로 투입해 실제 사건과 판례를 바탕으로 한 교육"이라며 "대공수사관들의 전력 향상에 방점을 둔 커리큘럼"이라고 설명했다.
정우택 의원은 "안보수사관 자격시험에 50점대가 수두룩하다. 경찰 중심의 대공수사 체계 구축이 요원한데도 안보수사 관련 교육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건 큰 문제"라며 "안보수사관들은 북한 간첩을 비롯해 무장세력을 검거하는 상황 등을 대비한 훈련과 별도로 추가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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