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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보다 파괴적인 헤즈볼라, 17년간 칼을 갈았다..."이스라엘의 최대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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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의 전선을 확대하며 중동 전쟁의 또 다른 화약고가 되고 있다. 2006년 한 달 넘는 전쟁으로 막대한 희생을 치렀던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 17년간 확전을 억제해 왔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대대적 보복을 예고한 만큼, 하마스와 연대하고 이스라엘과 적대 관계인 헤즈볼라가 본격 참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스라엘 섬멸'을 내건 헤즈볼라는 1982년 이스라엘군에 맞서는 민병대로 출발해 레바논 의회에 진출한 정치 세력으로 확장했다. 세계 곳곳에서 테러를 일으키고 납치와 암살을 서슴지 않는 등 극단주의 성향이다. "현재 이스라엘의 가장 큰 위협은 하마스보다는 최근 십수 년간 군사력을 키운 헤즈볼라"(미국 뉴욕타임스)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레바논 남부가 근거지인 헤즈볼라는 남쪽으로 국경을 접한 이스라엘과 수차례 무력 충돌을 벌인 지독한 악연이 있다. 2006년 7월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군인 납치를 계기로 벌어진 34일간의 '제2차 레바논 전쟁'이 대표적이다. 당시 레바논에서만 민간인을 중심으로 1,100명이, 이스라엘에선 군인 등 165명이 희생됐다. 압도적 우위의 군사력을 보유한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공습에 지역 곳곳이 폐허가 된 레바논과, 헤즈볼라의 게릴라전에 고전한 이스라엘 모두 승리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전면전을 자제했다. 최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촉발한 이스라엘의 대대적 무력 보복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근거지인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전 투입을 경고하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미사일과 로켓포를 쏘며 공격 수위를 높였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 초소의 감시 카메라를 잇따라 파괴했다. 최근 이스라엘과의 총격전에 헤즈볼라 무장 대원 등 7명이 사망한 데 따른 보복이라고 AP는 전했다.
헤즈볼라의 군사력은 이란의 지원을 등에 업고 급격하게 확장돼 왔다. 국제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는 헤즈볼라 병력 규모가 예비군을 포함해 최소 6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란 혁명수비대에서 훈련 지원을 받았다. 2006년 당시 1만4,000기 수준이던 미사일은 현재 약 15만 기에 이른다고 한다. 헤즈볼라는 단거리 미사일 3,000~5,000기 외에 사거리가 300㎞에 달하는 이란제 정밀 유도 미사일도 갖고 있다.
대서양위원회의 헤즈볼라 전문가 니콜라스 블랜포드는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침투를 위한 '특수부대'까지 훈련 중"이라며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가장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지난 몇 년 동안 이스라엘 관료들이 헤즈볼라를 주요 위협으로 간주한 것도 이 때문"이라 말했다고 아랍권 언론 알자지라는 전했다.
전선이 '이스라엘 대 하마스'와 '이스라엘 대 헤즈볼라'로 확장되면 '중동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진다. 이미 이란은 헤즈볼라를 앞세워 전쟁에 개입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경고한 상태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15일 이란 언론에 "적(이스라엘)과 장기전을 벌일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러면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오늘 선제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내일 (레바논 수도인)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군과 싸워야 한다"며 항전 의지를 다졌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은 이란과 미국을 끌어들이는 중동 전쟁의 발판이 될 수 있다"(미 CNN방송)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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