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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 투자·수익성…바이오항공유 사업 본격화하는 정유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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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부문서 국제 환경 규제가 날로 강화됨에 따라 국내 정유업계도 폐식용유, 생활폐기물 등을 원료로 해 기존 항공유보다 이산화탄소를 80% 적게 배출하는 지속가능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 생산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1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①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폐자원 기반 원료 업체인 '대경오앤티'에 지분을 투자하면서 SAF 제조 원료 확보에 나섰다. 이 회사는 대경오앤티 지분 투자를 위한 주식매매계약 과정에서 KDB산업은행,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와 특수목적법인(SPC)을 함께 세워 대경오앤티 지분 100%를 확보하기로 했다.
1995년 설립된 대경오앤티는 전국의 13개 사업장에서 폐자원 기반 원료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국내 최대 업체다. SAF가 도축 부산물에서 나오는 동물성 지방, 음식점, 식품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폐식용유(UCO∙Used Cooking Oil) 등을 원료로 하는 만큼 생산 계획을 세우기 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앞서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3월 중국 서남지역 최대 UCO 공급업체 '진샹(Jinshang)'에도 투자에 나서는 등 일찍이 SAF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②GS칼텍스도 SAF 생산을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12일 포스코인터내셔널과 2,600억 원을 투자해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에 바이오 원료 정제 시설을 2025년 2분기 상업 가동을 목표로 내년 초 착공한다고 발표했다. 이곳에서는 연간 50만 톤의 바이오 원료와 식용유지를 생산할 예정이다. ③HD현대오일뱅크는 충남 서산시 대산공장에 짓고 있는 바이오 경유 생산 공장의 설비 일부를 '수소화 식물성 기름'(HVO) 설비로 바꾸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목표로 하는 SAF 연간 생산 규모는 약 50만 톤이다. ④에쓰오일은 2021년 삼성물산과 바이오 연료 사업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해외 인프라를 활용한 원료 공급망 구축·생산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정유업계가 모두 SAF에 주목하면서도 구체적 생산 계획을 아직 내놓지 못하는 이유는 ①미비한 법·제도 ②불확실한 시장 수급 상황 ③높은 원가 부담 등 때문이다. 현행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은 바이오디젤·바이오중유·바이오가스·바이오에탄올만 석유 대체 연료로 규정하고 있어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선 국회에서 법 개정이 필요하다. 또 △SAF 혼합 비율에 따른 품질 적합성 평가 △장기 저장, 부품 재질 및 금속 부식에 따른 영향성 △국제선 항공기 시범 운항 연료 소모율 분석 등을 통한 품질 기준도 마련돼야 한다.
SAF 생산이 제도적으로 가능해진다고 해도 아직 안갯속인 시장 상황 또한 변수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SAF는 주로 폐식용유, 해조류, 사탕수수, 바이오매스 등 폐자원을 원료로 하는데 원가 가격이 비싼 탓에 SAF는 기존 항공 연료보다 가격이 4, 5배 비싸다. 항공사들이 비싼 연료비를 항공료에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보조금 등 제도적 뒷받침이 없는 이상 SAF에 대한 시장 수요 예측이 어렵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속가능항공유라고 하지만 비싼 SAF가 시장에서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를 분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유럽연합(EU), 미국 등 해외 국가는 SAF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인센티브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EU는 출발 항공편에 SAF 의무 사용 비중을 2025년 2%, 2030년 6%, 2035년 20% 등으로 높일 계획이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에 따라 올해부터 SAF 사용에 세제 및 보조금 혜택을 주고 있다.
소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SAF 생산을 위한 법 개정안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 소위에 계류 중"이라며 "연내 통과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적 측면에서 SAF 생산 자체는 어렵지 않다"면서도 "값비싼 SAF에 대한 비용 부담을 누가 감당할 것인지가 확실해져야 기업들이 본격 생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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