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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8개월째 결론 안 난 사건도... 헌재 국감서도 '재판 지연'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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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뿐 아니라 헌법재판소도 사건을 제때 처리하지 못해 수년째 결론을 내지 못하는 사건 지연 문제가 심각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헌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2014년 접수돼 3,165일(약 8년 8개월)이 경과된 사건도 있다"면서 "재판관들 업무 부담이 크지만 헌재가 처리 기간(180일)을 정해둔 것에 비해 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고 하는데, 헌재에 청구한 후 몇 년이 지나면 권리관계가 변하기 때문에 신속한 권리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헌재가 국회에 제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미제 사건은 1,576건, 이 중 2년이 지난 사건은 486건으로 집계됐다. 박종문 헌재 사무처장은 "장기미제 사건에 대한 획기적인 처리 방안을 마련해 올해 2월부터 장기미제처리부를 설치했고, 경력이 많은 헌법연구관들을 배치해 해당 사건만 하게 했다"며 "8개월 정도 지났는데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유남석 헌재소장은 사건 지연 관련 "헌법재판 사건은 한 건 한 건이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들과 얽혀 있고, 그 결정에 사회적 파급효과 역시 매우 크다는 특성이 있다"며 "타당한 결론에 이르기 위해 필히 점검해야 할 내용이 많고 재판관들의 깊은 숙고와 충실한 토의도 필요해 일반재판에 비해 심리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감에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심판 결과를 두고 여야 의원들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앞서 헌재는 7월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의 책임을 물어 이 장관을 파면해 달라는 국회 청구를 9명 재판관 만장일치로 기각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탄핵심판으로 행안부 국정이 6개월 이상 정지됐는데, 소위 소 잡는 칼로 닭도 아닌 병아리를 잡는 격의 탄핵이 난무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사임 또는 해임이 마땅했다"며 "(이 장관 탄핵심판 관련) 정치 탄압을 했다는 건 편향적 평가"라고 반박했다.
다음 달 10일 퇴임을 앞둔 유남석 소장의 후임 임명이 늦어질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국회에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부결돼 사법부 수장 공석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과 비슷한 일이 헌재에도 일어날 수 있다는 걱정이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헌재 소장 임명안도 부결될 수 있는데 재판이 진행될 수 있느냐"고 묻자, 박 처장은 "법률적으로 불가능한 건 아니나 중요 사건 결정엔 9명 완성체가 결정하는 게 (맞다고 본다)"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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