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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커지는 전쟁...참전 경고한 이란·핵항모 더 보낸 미국·가세하는 헤즈볼라

입력
2023.10.15 21: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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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지상전 임박에... 이란 "한계선 넘지 말라"
미국 이스라엘에 두 번째 핵항모 배치 '이란 억제용'
헤즈볼라, 시리아 교전 가세... "중동의 악몽" 우려

15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내 한 난민촌 건물 안에서 한 여성이 황망한 듯 두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가자=AFP 연합뉴스

15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내 한 난민촌 건물 안에서 한 여성이 황망한 듯 두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가자=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이스라엘 대 반(反)이스라엘' 전선을 중심으로 한 중동 전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스라엘·미국과 적대관계인 이란은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강행하면 통제 불능의 상황이 일어날 것"이라며 참전 가능성을 경고했고, 미국은 이스라엘 인근에 항공모함전단을 추가로 띄우며 이란을 압박했다.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시리아군 등 이란의 지원을 받는 세력들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도 선을 넘고 있다.

하마스 근거지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이 초읽기에 돌입한 가운데, 아랍 연합군과 이스라엘이 치른 1973년 4차 중동 전쟁에 이어 5차 중동 전쟁으로 번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쟁 개입 경고한 이란 "통제 불능될 것"

14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이란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계속 공격하면 개입할 수밖에 없다고 유엔을 통해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토르 벤네슬란드 유엔 중동특사를 만나 "이란에는 '레드라인(한계선)'이 있다.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실행하면 이란도 이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미 뉴욕 유엔본부의 이란 대표부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와 대량 학살이 즉시 중단되지 않으면, 통제 불능 상황이 돼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냈다.

이란은 '이슬람 형제'인 팔레스타인 영토를 빼앗은 이스라엘에 맞선 이슬람 국가들의 연대를 주문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슬람 세계에 "팔레스타인을 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란은 시아파 맹주이고, 하마스는 수니파다. 이란은 미국이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 국교 정상화 중재 등으로 역내 영향력을 키우고 이란을 고립시키려 한 상황에서 중동 패권 회복을 위해 전쟁에 점차 발을 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14일 미국이 이스라엘 앞 동지중해로 배치시킨 핵추진 항모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호. AFP 연합뉴스

14일 미국이 이스라엘 앞 동지중해로 배치시킨 핵추진 항모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호. AFP 연합뉴스


미국도 '이란 억제용' 항모 추가 배치

미국은 이스라엘 인근 동지중해에 항공모함전단을 추가로 배치하며 이란에 경고장을 날렸다. 핵추진 항모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호와 미사일 요격 유도탄을 발사할 수 있는 순양함과 구축함이 포함된 항모전단이 급파됐다. 지난 8일 긴급 배치된 제럴드 포드 항모전단에 이어 두 번째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이스라엘을 겨냥한 적대 행위나 이 전쟁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의 일부"라며 이란이 표적임을 숨기지 않았다. 미 CNN방송은 "미 해군의 가장 강력한 함정 두 척의 존재는 이란 등을 억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짚었고, AP통신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지역 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미국의 걱정이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12일 중동에 도착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요르단, 카타르, 바레인 등 역내 우호 국가들을 잇달아 방문한 데 이어 15일엔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했다. 이스라엘의 고립을 막기 위해서다.

지난 10일 레바논 남부 케르베트 셀렘 마을에서 헤즈볼라 대원들이 이스라엘의 포격으로 숨진 두 동료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케르베트 셀렘=AP 뉴시스

지난 10일 레바논 남부 케르베트 셀렘 마을에서 헤즈볼라 대원들이 이스라엘의 포격으로 숨진 두 동료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케르베트 셀렘=AP 뉴시스


헤즈볼라, 시리아 합세... "중동 전체 위협 커져"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시리아군이 이스라엘과 산발적 교전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확전 우려를 키웠다.

이스라엘군은 14일 레바논 국경을 넘어 침투하려던 테러리스트들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군 진지를 박격포로 공격해 1시간 넘게 교전이 이어졌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2006년 34일간 전면전(제2차 레바논 전쟁)을 벌였고, 당시 이스라엘은 승리하지 못했다. 이스라엘군은 또 지난 12일에 이어 14일 시리아 북부 알레포 국제공항을 재차 폭격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헤즈볼라 같은 세력과 이스라엘 사이 갈등이 격화할수록 새로운 전선이 열리게 돼 지역 전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침공 가능성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영토뿐 아니라, 중동 지역 전체에 잠재적인 악몽이 되고 있다"고 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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