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633일만에 93조원 블리자드 품었다…세계 3대 게임회사로

입력
2023.10.16 08:00
수정
2023.10.16 08:1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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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세계 3대 게임회사로 발돋움
'엑스박스 게임패스' 구독 모델에 게임 추가될 듯

액티비전·블리자드·킹 게임이 엑스박스 생태계에 포함된다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영상. 엑스박스 유튜브 캡처

액티비전·블리자드·킹 게임이 엑스박스 생태계에 포함된다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영상. 엑스박스 유튜브 캡처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업체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인수를 끝냈다. 2022년 1월 인수를 선언한 지 633일 만이다. 콘솔(게임전용기기) '엑스박스' 등을 중심으로 게임 사업을 확장해 온 MS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세계 3대 게임 관련 기업으로 발돋움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MS는 13일 영국의 반독점규제 당국인 경쟁시장청(CMA)의 최종 승인을 받고 블리자드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인수 비용은 690억 달러(약 93조 원)로 추산된다. 2016년 링크드인을 인수했을 때의 262억 달러(약 35조 원)를 뛰어넘는 MS 역사상 가장 큰 인수 규모이기도 하다.

MS가 블리자드의 인수를 완료함에 따라 매출 기준으로 보면 중국의 텐센트와 일본의 소니에 이어 세계 3대 게임 관련 기업이 된다. MS는 콘솔 기기인 엑스박스를 유통하며 게임개발사 23개 스튜디오를 거느리고 있다. 여기에 '콜 오브 듀티' 시리즈로 유명한 액티비전, '디아블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오버워치' 등을 개발한 블리자드, '캔디 크러시 사가'를 중심으로 한 킹 등 3개 스튜디오가 추가된다.

이용자들은 액티비전블리자드의 게임이 조만간 MS의 '엑스박스 게임패스'를 통해 서비스되면서 기존보다 더 저렴한 수준에서 게임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게임패스를 통한 구독 모델은 게임 제품 자체를 따로따로 사는 대신 스트리밍서비스(OTT) 넷플릭스처럼 다달이 구독 결제를 하면서 구독 기간에는 여러 개의 게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형태다.

인수 과정이 길었던 것은 각국 규제 당국이 MS가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를 통해 경쟁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인수 절차를 중단해 달라는 소송을 미국 연방법원에 제기했지만 7월 소송전에서 졌다. FTC는 여전히 이번 인수가 경쟁을 저해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MS의 블리자드 인수를 게임업계가 개발사가 아닌 플랫폼을 보유한 거대 유통사 위주로 재편되는 흐름으로 보고 있다. 소니와 MS는 최근 게임 개발사를 여럿 인수하거나 개발 단계부터 독점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더 많은 게임을 자사의 플랫폼에 담으려고 경쟁하고 있다.

비디오 게임 전문가인 주스트 판 드뢰넌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LA타임스에 "앞으로 5년 뒤 게임업계 상위 10개 회사가 모두 플랫폼 보유사가 돼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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