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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이스라엘 수입 의존도 90% 넘는 8개 품목…공급망 리스크 대비해야"

입력
2023.10.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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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분쟁 국내경제 영향' 보고서

14일(현지시간) 장소가 알려지지 않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 인근에 이스라엘 전차들이 주둔해 있다. 뉴시스

14일(현지시간) 장소가 알려지지 않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 인근에 이스라엘 전차들이 주둔해 있다. 뉴시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격화하면서 이스라엘에 의존하고 있는 수입 품목에 대한 공급망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의 국내경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8월 기준 이스라엘이 우리나라 수출·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0.37%, 0.27%다. 팔레스타인의 수출입 비중 또한 0.01% 이하로 매우 낮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전체 교역에 직접 끼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롬 99.6% 이스라엘에 의존

이스라엘 수입 의존도 상위 품목. 그래픽=박구원 기자

이스라엘 수입 의존도 상위 품목. 그래픽=박구원 기자


그러나 일부 품목의 경우 이스라엘 수입 의존도가 9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공급망 위기에 대비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한국의 수입 품목 1만1,341개 중 이스라엘 수입 의존도가 90%를 넘는 품목은 총 8개다. 이 중 △식용 파래 △흑단 단판 목재 △주석 웨이스트·스크랩 △에틸렌 디브로마이드 △완전자동 라이플 등 5개 품목은 수입 물량 전체를 100% 이스라엘에서 들여오고 있다. 다만 대부분 다른 품목으로 대체가 가능해 실제 공급망 위험성은 낮았다.

문제는 수입액이 크고 다른 품목으로 대체가 어려운 품목이 일부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특히 비금속 원소인 브롬(Br)의 올 1~8월까지 수입액은 약 315만 달러로 이스라엘 수입 의존도가 99.6%에 달한다. 브롬은 난연제, 석유·가스 시추, 수처리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는 비금속 원소로 지난해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가량(46.2%)인 18만 톤(t)의 브롬이 이스라엘에서 생산됐다. 이어 요르단 28.2%, 중국 18.0%, 일본 5.1%, 인도(1.3%), 우크라이나(1.2%) 등 순이었다. 보고서는 "공급 차질이 생기면 다른 국가들로 수입선을 전환하는 방식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항공기용 무선방향 탐지기(드론용 레이더, GPS 등), 레이저 작동식 외과수술용 기기 또한 이스라엘 수입 의존도가 각각 94.8%, 73.1%로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공급 차질이 우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우크라이나 전쟁처럼…에너지 가격 상승 우려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인근에서 이스라엘군의 자주포가 가자지구를 향해 포를 쏘고 있다. 뉴시스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인근에서 이스라엘군의 자주포가 가자지구를 향해 포를 쏘고 있다. 뉴시스


이번 전쟁으로 국제 유가·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면서 국내 무역 수지 악화 및 물가 상승 압력 또한 커지고 있다. 분쟁 발생 직후 국제유가는 이전 거래일 대비 4%대 소폭 상승한 후 차츰 안정되고 있으며 국제 천연가스 가격은 16%대로 큰 폭 상승한 이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 유가의 경우 10% 상승 시 우리나라 수출은 약 0.2%, 수입은 0.9%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무역수지 악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또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10% 오를 경우 국내 기업 생산 비용은 0.67% 상승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 분석됐다.

도원빈 무협 공급망분석팀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는 우리나라와 직접 교역 비중이 낮았는데도 네온·크립톤 등 특정 품목 공급망 교란, 에너지 가격 상승 등 영향을 미쳤다"면서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발생 가능한 문제를 미리 파악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주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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