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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사자' 살던 김해 동물원, 지자체 점검서 70여 차례 '문제없음'

입력
2023.10.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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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관리부실 확인했지만
공론화 이후에야 조치 시작

부경동물원에서 지내고 있는 사자 '바람이'의 모습.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듯 갈비뼈가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 청주동물원 제공

부경동물원에서 지내고 있는 사자 '바람이'의 모습.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듯 갈비뼈가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 청주동물원 제공

갈비뼈가 다 드러날 정도로 야위어 ‘갈비사자’로 불린 사자 ‘바람이’가 살았던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이 당국 점검에서 70여 차례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환경부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관할 지자체는 2019년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4년간 총 101차례 부경동물원을 점검했다. 점검 결과 △특이사항 없음(70건) △동물원 운영이 적정하게 이뤄지고 있음(4건) 등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사례가 74건이었다. 동물원 문이 닫혀 점검하지 못한 경우도 3건 있었다.

지적 사항이 나온 점검은 24차례였다. 그마저도 2020년까지는 소독일지 미작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계획 미실시 등 비교적 경미한 문제를 지적하는 데 그쳤다. 그러다 2021년 10월 점검에서 '동물원 경영이 악화해 관리가 미흡하다'라고 지적했고, 지난해 8월에는 '동물 질병·안전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문 인력이 없다는 지적은 수차례 반복됐다.

부경동물원의 열악한 사육 환경이 공론화된 것은 올해 6월이고 바람이는 한 달 뒤 구조됐다. 최소한 2021년 10월부터 관리부실 문제가 확인됐지만 2년 가까이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셈이다.

지자체와 별도로 낙동강유역환경청 역시 올해 3차례 부경동물원을 점검했다. 올해 2월까지는 ‘특이사항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가 불과 넉 달 뒤인 6월에는 사육동물 관리 기준을 위반했다며 개선명령을 내렸다.

동물 건강검진 역시 부실 의혹이 제기된다. 지자체가 올해 수의사를 통해 진행한 5차례 검진 기록을 보면 1~6월에는 ‘노령으로 야윈 것을 빼고는 정상’ 등의 판단을 내렸다가, 공론화 이후인 7월에서야 탈수·탈진 진단과 함께 열사병 우려를 지적했다.

환경부는 동물원의 열악한 환경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오는 12월 개정 동물원수족관법이 시행되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개정법은 동물원·수족관 허가제와 동물 생태 특성에 맞는 서식환경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규제가 마련돼도 관리·감독이 소홀하면 문제가 반복될 거라는 지적이다. 이주환 의원은 "동물원 동물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데도 환경부 등 관리·감독 책임 기관들은 공론화되기 전까지 늑장대응을 했다"며 "동물원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전수조사도 실시해야 한다"라고 요청했다.

신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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