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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기 이어 조종사까지 보낸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품기 위해 승부수 띄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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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추진 중인 대한항공이 마지막 관문으로 꼽히는 유럽연합(EU) 관계 당국의 승인을 받기 위해 막판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이미 중국과 영국 등에 운수권1과 슬롯2을 대거 내준 상태지만 EU와 미국, 일본 등 3개 필수 심사국 중 EU의 결정은 다른 경쟁 당국의 심사에 영향을 미치는 최대 변수로 꼽히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10월 말까지 EU 집행위원회(EC)에 제출할 시정 조치안에는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EU가 유럽과 한국을 오가는 화물노선의 경쟁 제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어서다. 올 초 2단계 심사에 착수한 EU는 당초 6월로 예정됐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한 심사 기한을 연장했고 EC 심사보고서(SO)를 통해선 "아시아나항공이 인수될 경우 여객 운송 서비스와 화물 운송 서비스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티웨이항공에 이어 에어프레미아에도 화물기 제공을 추진했으나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국내 하이브리드 항공사와 저가항공사(LCC)를 화물사업 경쟁사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EC에서 보안을 요구하고 있어 사실 확인은 어렵다"면서도 "앞서 EU가 지적한 화물 운송 서비스 경쟁 제한 우려 등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여러 선택지 중에는 티웨이항공에 여객기 다섯 대를 넘기고 조종사 100명을 대여해주는 방안까지 담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등으로 구성된 한국민간조종사협회는 11일 입장자료를 내고 "대한민국 국민의 재산인 운수권을 반납하고 화물사업 매각으로 조종사들의 고용 불안을 야기하는 산업은행의 무리한 합병 진행을 규탄한다"며 "합병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규탄했다.
조종사들은 대한항공이 EU의 요구사항에 맞춰 특정 노선에 대한 여객 및 화물 운송 서비스에 대한 시정조치를 내놓을 경우 이를 넘겨받는 항공사는 비행기뿐 아니라 장거리 노선에 필요한 인력도 필요해지는 걸 걱정한다. EU는 한국과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을 잇는 4개 노선에서 여객 운송 서비스와 함께 유럽과 한국 간 모든 화물 운송 서비스의 경쟁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대한항공은 올해 안에 승인을 받기 위해 실질적 시정조치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10일 국회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 최종 승인 시점을 언제로 예상하는지 묻는 질의에 "빠르면 올해 중으로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상대방이 있는 것(사안)이어서 단정적으로 답변하기에는 섣부른 감이 있다"고 답했다.
대한항공도 "현재 협의 중인 시정조치안 세부 내용은 경쟁 당국의 지침상 밝히기 어렵다"며 "EU 경쟁당국과 현재 경쟁제한성 완화를 위한 시정조치안을 면밀히 협의하고 있으며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시정조치안을 확정해 제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EU 관문을 넘어도 미국과 일본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두 항공사의 합병은 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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