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찾은 미 국방장관 “미국의 지원, 전쟁의 속도로 제공될 것”

양국 국방장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
이스라엘군 민간인 학살 가능성 질문엔
"내 경험상 전문적이고 기강 잡혀있다"

로이드 오스틴(왼쪽) 미국 국방장관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13일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악수하고 있다. 텔아비브=AFP 연합뉴스

미국 국방장관이 이스라엘을 찾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 의지를 재확인했다.

13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을 만나 하마스 전쟁 상황과 미국의 군사 지원 등을 논의했다.

오스틴 장관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미국의 국방장관으로서 미국이 이스라엘을 철통같이 지지한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하고자 직접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중립을 지킬 때가 아니다"라며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안보 지원은 전쟁 속도로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 의사를 강조한 것이다.

갈란트 장관은 미국의 지원 무기를 실은 두 번째 선적이 이스라엘에 이날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정에 동행한 미국 고위 관료는 미국이 이미 이스라엘 저고도 방공망 ‘아이언돔’에 사용할 요격 미사일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싸우는 과정에서 "전쟁법"을 준수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그는 "하마스 같은 테러리스트는 일부러 민간인을 공격하지만 '민주주의 국가'는 그러지 않는다"며 "지금은 복수가 아닌 결의의 시간, 공포가 아닌 목적의식을 가질 시간, 항복이 아닌 안보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이 민간인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함께 일해 본 내 경험상 이스라엘군(IDF)은 전문적이고 기강이 잘 잡혀있으며 옳은 일을 하려고 한다"며 "IDF가 앞으로도 과거에 보여준 것과 같은 수준의 전문성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면 미군이 참전할 것이냐는 질문엔 미국이 억제력 강화를 위해 항공모함 전단 등을 지역에 파견한 점을 거론하며 "미국은 계속해서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틈타 분쟁을 확전하려는 세력을 향해 경고 메시지도 남겼다. 그는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라며 "동시에 여러 지역에서 안보 공약을 지키고 자원을 투입할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까지 겹쳐 미국의 자원이 분산되자, 일각에서는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제3의 전선'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