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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 "유해 콘텐츠 수백만 계정 삭제" 발버둥에도... '규제의 칼' 빼든 EU

입력
2023.10.1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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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 "폭력단체 설 곳은 없다" 주장에도
빅테크 겨냥한 EU의 'DSA' 첫 타깃 될 듯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옛 트위터)의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왼쪽 사진) 최고경영자와 엑스 로고. AFP 연합뉴스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옛 트위터)의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왼쪽 사진) 최고경영자와 엑스 로고. AFP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한 유해 콘텐츠를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는 엑스(X·옛 트위터)에 대해 정식 조사에 착수했다. 엑스는 EU의 경고를 받은 뒤 부적절한 콘텐츠를 퍼뜨린 수백만 개 계정을 삭제하는 등 적극적 대응에 나섰으나, 결국 규제의 칼을 피하지 못했다. 빅테크(주요 기술기업)를 타깃으로 제정된 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 '1호 타깃'이 될 가능성도 커졌다.

EU 집행위원회는 엑스가 이스라엘·하마스 관련 불법·유해 콘텐츠를 적절하게 조치했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앞서 엑스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경고 서한을 보냈던 티에리 브르통 집행위원은 이날 "DSA에 따라 엑스에 정보 요청을 했다"며 "DSA는 위기 상황에서도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엑스가 DSA를 준수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DSA는 구글·메타·엑스 같은 거대 온라인 플랫폼이 불법·유해 정보를 방치하면, 매출액의 최대 6%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는 게 골자다. 유럽 내 매출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벌어들이는 총매출액을 기준으로 삼고 있어, 최악의 경우 엑스는 수천억 원의 과징금을 내야 할 수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엑스 조사에 대해 "올해 8월 DSA 시행 이후, EU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가하는 가장 중대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앞서 EU 집행위는 엑스와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틱톡 등 주요 플랫폼에 DSA 위반 가능성을 알리는 경고장을 보냈다. 린다 야카리노 엑스 CEO는 이에 "이스라엘·하마스 간 분쟁 시작 후, 지금까지 수백만 개의 하마스 연계 계정을 플랫폼에서 확인하고 삭제했다"며 "엑스에는 테러단체나 폭력적인 극단주의 단체가 설 곳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엑스에 대한 비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엑스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7일) 전후 사흘 동안 하루 평균 8,900건을 조정했다고 EU에 보고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경우, 하루 평균 41만5,000건이었다는 점에서 엑스가 유해 콘텐츠 관련 조치에 여전히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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