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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대원 '보디캠', 강원은 25만원 광주는 74만원... 주먹구구로 예산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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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이 구조대원의 폭행 피해를 막거나 재난 현장 대응, 사후 분석 등을 위해 구입한 이동형 영상정보 처리기기가 주먹구구식으로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보유·관리 기준이 지나치게 허술해 예산이 부적절하게 사용된다는 지적이다. 전국 소방본부별로 장비 단가가 최대 3배 차이 나거나 특정 소방본부에 과도하게 많은 수의 장비가 지급된 쏠림 현상도 두드러졌다.
13일 소방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31일 기준 전국 시도소방본부에서 운용하고 있는 이동형 영상정보 처리기기는 총 7,529점이다. 종류별로는 △웨어러블캠(구급활동) 6,056점 △보디캠(구조활동) 310점 △파이어캠(화재진압) 1,163점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장비는 일종의 '블랙박스'로, 구급대원의 피해 사실을 증명하거나 재난현장을 영상으로 담아 대원 교육, 사후 평가 등에 활용된다.
문제는 보디캠과 파이어캠의 경우 애초에 '규정에도 없는 장비'라는 것이다. '소방장비 분류 등에 관한 규정(소방청 훈령)'은 '구급대 장비보유 기준' 항목에서 웨어러블캠을 1개 이상 갖추도록 했을 뿐 보디캠(구조대 장비)이나 파이어캠(화재진압장비) 관련 내용은 적시하지 않았다. 경기남부, 전북 등 일부 소방본부는 보디캠과 파이어캠이 아예 없는데, 원칙대로라면 이들 본부만 규정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보유 규정이 부재한 만큼, 각 본부가 운용하고 있는 장비의 가격 역시 천차만별이다. 보디캠의 경우, 지난해 강원소방본부의 1점당 평균 구매 단가는 약 25만 원이었는데 올해 광주 본부는 1점 평균 74만3,500원 상당에 장비를 구매했다. 차이가 3배에 달한다. 파이어캠도 1개당 평균 단가가 최저 24만6,000원(부산 본부·2022년)에서 최대 72만5,400원(제주 본부·2021년)으로 격차가 심했다.
그나마 규정이 존재하는 웨어러블캠의 경우, '1개 이상'이라는 모호한 하한선만 존재할 뿐 구체적 보유 기준이 없어 특정 본부만 과도하게 많은 장비를 보유해 '예산 낭비'로 지적된다. 일례로 구급차 147대를 보유하고 있는 경북 본부는 웨어러블캠 203점을 운용해, 구급차 한 대당 약 1.4점의 웨어러블캠을 확보했다. 반면 경북보다 훨씬 적은 구급차(63대)를 운용하는 대구 본부의 경우 무려 709점의 웨어러블캠을 운용해, 구급차 한 대당 약 11.2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청은 최근 5년간 웨어러블캠 구매를 위해 29억5,000만 원, 올해는 8월 말까지 6억8,000만 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김 의원은 "웨어러블캠은 소방관들에게 꼭 필요한 장비인데도 소방청은 그동안 보유 규정 등을 제대로 정비하지 않았다"며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장비 운용을 위해 조속히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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