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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유통기한, 5일? 열흘?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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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원두)의 소비기한은 어느 정도일까?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대목이다.
기업형 로스팅 회사들은 ‘원두를 볶은 날로부터 2년 이내’를 소비기한으로 정한다. 반면 직접 볶은 콩을 판매하는 카페 사장님은 ‘3~5일 이내에 마시는 게 가장 맛있다’고 안내한다. ‘로스팅 후 열흘쯤 지나야 풍미 가득한 맛이 만들어진다’는 커피 그루도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소비자는 헷갈리기만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보관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이다.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가 붙는다. 로스팅(조리)이 잘돼야 한다는 것. 딱딱하게 건조된 생두(원료)를 볶거나 구워야 비로소 커피다운 향미가 나오는데, 그 방법과 기술에 따라 원두 수명은 천차만별이다.
과거 한 커피 회사의 광고로 인해 오직 '갓 볶은 커피만이 맛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 커피의 다양성을 훼손하는, 잘못된 정보의 대표적 사례다. 원두는 갓 볶았을 때 맛있는 방식으로도,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좋아지는 방식으로도 로스팅할 수 있다. 그러므로 원두를 판매하는 곳에서 이 제품은 언제, 어떻게 내려야 가장 좋은지 물어보는 게 좋다.
보관에도 신경 써야 한다. 10%가량이던 생두의 수분 함량은 로스팅을 거치며 2% 안팎으로 줄어든다. 수분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원두는 냉동보관을 할 때 신선한 상태가 가장 오래 유지된다. 많은 양의 커피를 선물받았을 경우, 지퍼백 등에 밀봉해 냉동실에 넣어두고 조금씩 꺼내 마시면 된다. 또 분쇄한 콩보다는 홀빈(온전한 콩)이 장기간 보관하는 데 유리하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커피콩은 섬유질의 단단한 다공질 구조로 이루어져 있고, 그 다공질 내부 공간에 갇혀 있는 오일 성분 및 커피 향기 물질들이 공기와 접촉하지 않은 상태에서 적정한 온도의 물에 잘 녹아내렸을 때 가장 좋은 맛과 향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신선한지 아닌지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뜨거운 물을 천천히 부었을 때 빵처럼 예쁘게 부풀지 않으면 선도가 떨어졌다는 신호다.
결국 커피의 유통기한은 △생두 수확부터 △로스팅과 △보관을 거쳐 △추출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정성을 기울일 때 가장 길어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인간관계도 이와 유사하다. 타인과의 유통기한 역시 예의와 배려, 사려 깊은 돌봄을 통해 향과 멋이 더해질 수도 있고, 산화한 커피 가루같이 변질될 수도 있지 않은가. ‘고작 커피 한 잔’이지만, 애정으로 시작해서 정성으로 마무리되면 내 몸에도 좋은 커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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