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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이어 한국 대학가에도 "팔레스타인 연대" 성명서 등장

입력
2023.10.12 17:53
수정
2023.10.1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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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 등 교내 게시판에 게재
"다양한 의견" vs "정당한 저항 아냐"
하버드대 학생단체 일부는 지지 취소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이 주요 대학의 교내 게시판에 붙인 팔레스타인 지지 성명서.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 인스타그램 캡처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이 주요 대학의 교내 게시판에 붙인 팔레스타인 지지 성명서.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 인스타그램 캡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학에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성명서가 붙었다. 미국에서도 하버드대 소속 학생단체가 전쟁의 책임을 이스라엘에 돌리는 성명서를 발표해 논란이 일었다.

12일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청년학생그룹) 등에 따르면 ‘인종차별적 테러 국가 이스라엘에 맞서는 팔레스타인의 저항에 연대를 보내자'는 제목의 성명서가 서울의 고려대·명지대·서울대·서울시립대·연세대·한국외대·홍익대와 부산의 부산대 등의 교내 게시판에 게재됐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지 이틀 뒤인 지난 9일 작성된 이 성명서에서 청년학생그룹은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을 대대적으로 학살·추방하는 인종청소를 통해 1948년 건국됐고, 그 후 인종차별적인 인종분리 정책을 줄곧 고수해왔다”며 “이런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든 팔레스타인인들의 정당한 권리”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마스의 공격은 최근 더 심화되던 이스라엘의 만행에 대한 대응”이라며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옹호했다.

청년학생그룹은 또 "이스라엘은 미국을 등에 업고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중동 대중을 짓밟았다"며 "윤석열 정부도 재빨리 성명을 발표해 죄 없는 사람들을 짓밟아 온 깡패국가 이스라엘을 편들고 나섰다"고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한국 청년학생들도 팔레스타인에 연대와 지지를 보내자"고 촉구했다.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의 팔레스타인 지지 성명서.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 홈페이지 캡처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의 팔레스타인 지지 성명서.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 홈페이지 캡처

이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한 학생은 연합뉴스에 "대학교는 지식의 장으로서 다양한 의견이 오갈 수 있는 곳이니 팔레스타인 지지 의견을 제지해서는 안 되지만, 그에 대한 학우들의 비판도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학생은 "성명서 자체는 표현의 자유지만 하마스가 민간인을 포로로 잡는 행위를 정당한 저항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도 "팔레스타인을 옹호하는 대자보는 떼야 되는 게 아니냐", "사실상 테러에 동참하라는 것"이라는 비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누리꾼들도 갑론을박을 벌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어린아이와 부녀자를 무참히 살해하고 납치해 인질극을 벌이는 것에 어떤 정당성이 존재하느냐"고 비판했다. 반면 한 누리꾼은 "하마스와 이스라엘 전쟁의 책임은 전적으로 이스라엘 측에 있다"며 "수시로 가자지구에 미사일을 발사하고 전투기를 동원해 무고한 양민들을 학살한 것이 한두 번이냐"며 청년학생그룹의 성명서 내용을 지지했다.

미국 하버드대 소속 팔레스타인 연대그룹이 7일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서. 페이스북 캡처

미국 하버드대 소속 팔레스타인 연대그룹이 7일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서. 페이스북 캡처

한편 미국 하버드대에서도 ‘하버드 팔레스타인 연대그룹’에 속한 학생단체 34곳이 이번 전쟁은 “이스라엘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러자 정치권과 동문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랐고, 일부 기업들이 "이스라엘 비난 성명에 참여한 졸업생은 채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34개 단체 중 4곳은 성명 지지 입장을 철회하며 사과했다.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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