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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배 볼록한 우리 아기…혹시 ‘서혜부 탈장’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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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세 여성 A씨는 12개월 된 아들을 양육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이 대변을 보는 것 같았는데 유난히 힘들어하고, 울면서 짜증을 냈다. 변비인 것 같아 배를 따뜻하게 하고 주물러 주면 나아질까 싶은 생각에 바지를 살짝 내려 아랫배를 만지는 순간 사타구니(서혜부) 한쪽이 이상하게 많이 튀어나오고 부어 보였다. 이상함을 감지한 A씨는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았다. ‘서혜부 탈장’ 진단을 받아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소아 서혜부 탈장 수술 전문가’ 손준혁 한양대병원 소아외과 교수를 만났다. 손 교수는 “어린이 서혜부 탈장은 영·유아의 3~5%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하다”며 “증상이 심하면 자칫 장폐색과 괴사, 천공 등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어린 자녀가 이유 없이 심하게 울거나 사타구니 부위를 만지기만 해도 아파하는 것 같으면 재빨리 응급실을 찾아 진단받는 게 좋다”고 손 교수는 강조했다.
-서혜부 탈장은 왜 생기나.
“태아의 고환·난소는 태아 배 속에 있다가 임신 7~9개월쯤에 제대로 위치를 찾아간다. 이때 장기들이 이동하는 통로를 남아에서는 ‘초상돌기’, 여아에서는 ‘누크관’이라고 한다. 이들 통로는 장기들이 이동이 끝난 뒤 자연히 막히게 된다. 하지만 일부 아기는 통로가 막히지 않은 채 태어나는데 이 구멍으로 장이 빠져나오면서 서혜부 탈장이 생기게 된다.”
-어떤 증상을 일으키나.
“서혜부 탈장은 말 그대로 서혜부(사타구니 부위)가 불룩하게 튀어나오면서 나타난다. 평소 아이 기저귀를 갈거나 목욕시키는 부모라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울거나 뛸 때처럼 복압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장이 잘 튀어나오며, 울음을 그치고 편하게 누워 있으면 탈장 장기가 제자리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이럴 때에는 대개 특별한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다.
하지만 볼록 튀어나오는 종괴가 사라지지 않으면서 아이가 심하게 자지러지게 울고 사타구니 부위를 만지기만 해도 아파하는 것 같다면 감돈(嵌頓·incarceration·장 같은 내장이 병적으로 생긴 틈으로 빠져나와 제자리에 돌아가지 못하는 상태)됐을 수 있다.
감돈 탈장일 때 재빨리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장 괴사로 이어질 수 있고, 여자 어린이의 경우 난소가 감돈되면서 난소가 손상될 수 있다. 그러면 탈장 수술과 함께 장기 절제술이 필요할 수 있다.”
-소아 서혜부 탈장은 어떻게 치료하나.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복벽이 약해져 탈장이 생기는 성인 탈장의 경우 대부분 탈장 구멍에 인공막을 대는 수술을 시행한다. 소아 탈장은 성인 탈장과 달리 인공막을 사용하지 않고 탈장이 생기는 통로를 묶어주는 수술을 시행한다. 수술은 절개 수술과 복강경 수술로 시행한다. 절개 수술은 사타구니 근처 피부를 2~3㎝ 정도 절개한 뒤 통로를 묶어주고, 복강경 수술은 배꼽과 양옆 배에 3㎜ 정도의 아주 작은 구멍을 뚫어 복강경 기구를 이용해 통로를 묶는다. 요즘엔 안정성과 효과가 검증된 복강경 수술이 주로 이뤄진다.
복강경 수술은 일반 절개 수술보다 다양한 장점이 있다. 한쪽 탈장 증상만 있더라도 반대쪽에도 탈장 구멍이 있는지 복강경 카메라로 확인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한꺼번에 양측 수술이 가능하다. 또한 일반 절개 수술보다 흉터가 작아 자녀가 성장하면 흉터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용적 측면에서도 우수하다.
수술 후 재발 가능성은 0.5~1% 정도로 보고되고 있고 절개나 복강경이나 재발률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혜부 탈장 수술 시 정관 손상, 고환 혈관 손상 및 출혈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합병증 위험을 줄이려면 소아 수술을 많이 시행한 숙련된 소아외과 전문의에게 수술을 받는 게 좋다.”
-신생아·미숙아에게 전신마취하면 문제없나.
“서혜부 탈장 수술은 전신마취가 꼭 필요하다. 신생아, 특히 미숙아라면 아무래도 전신마취에 대한 걱정 때문에 부모들은 불안해할 수 있다. 하지만 수술이 늦어질수록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높아지기에 이른 시일 내 수술하는 게 좋다. 신생아와 미숙아도 수술 전 정밀 검사를 통해 안전하게 전신마취를 할 수 있기에 대학병원에서 전문의 상담을 한 뒤 수술하는 게 좋다.
수술하면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아주 어리거나 기저 질환이 있는 미숙아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술 후 당일 퇴원도 가능하며, 녹는 실로 봉합하므로 소독이나 실밥 제거도 필요 없고 샤워도 가능하다. 1, 2일 뒤면 수술 전처럼 일상생활이 가능하지만, 재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수술 후 2주 정도는 무리한 활동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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