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강서구청장 선거 '대통령 핫라인' 오히려 감표 요인"

입력
2023.10.12 10:20
수정
2023.10.1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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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천 의원 CBS 라디오 인터뷰
"김태우, 대통령 핫라인 후보"
"무리한 공천·김행 논란도 영향"
"윤 정부 국정기조 변화 없을 듯"

진교훈(왼쪽)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동 캠프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꽃목걸이를 걸고 기뻐하고 있다. 김태우(오른쪽)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는 패배를 인정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스1

진교훈(왼쪽)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동 캠프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꽃목걸이를 걸고 기뻐하고 있다. 김태우(오른쪽)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는 패배를 인정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스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태우 후보의 '핫라인'을 강조한 것이 오히려 민심을 돌아서게 만들었다는 야당 인사의 주장이 나왔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전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진교훈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데 대해 "윤석열 정권 오만과 독선 폭주에 경고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며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생각이 많은데 여당은 선거운동하면서 제일 내세운 게 '핫라인'이었고, 그게 득표 요인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감표 요인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전날 치러진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진교훈 후보가 56.52%(13만7,065표)를 득표해 김태우 후보(39.37%·9만5,492표)를 17.15%포인트 차로 꺾고 당선됐다. 선거운동 당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틈날 때마다 “김태우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과 핫라인이 있는 후보”라고 강조해왔다.

조 의원은 여당이 정부 지원을 암시하는 '핫라인'을 사용한 것은 대통령실 측이 선거를 기획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실 기획이 아니면) 어떻게 김 후보를 복권시켜서 저렇게 출마시킬 수 있겠느냐"며 "'핫라인' 써도 된다고 했으니까 핫라인이라고 하지, 어디 감히 구청장이 대통령한테 함부로 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대통령 본인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용산 쪽에서 OK를 했으니까 (핫라인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현(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김기현(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조 의원은 여당이 패배한 또 다른 원인으로 대법원 판결을 무시한 공천, 김행 여성가족부 후보자의 청문회 퇴장, 홍범도 장군 이념 논쟁 등을 꼽았다. 그는 "(김 후보를) 사면 복권할 때 설마 했었는데 무시하고 그냥 공천을 해버렸다"며 "대법원 확정 판결 내용에 (김 후보는) '공익 제보자가 아니다'라고 명확히 있는데 (여당은) 내부 고발자라고 하면서 법원의 확정 판결을 자꾸 뒤집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또 선거 사전투표 전날인 지난 5일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 도중 퇴장한 데 대해 "참 엽기적이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유인촌 장관, 신원식 장관 '누가 더 문제가 적나' 가리기도 바쁜 분들을 세트로 (후보자로) 올려놨고 국민들은 '우리는 안중에도 없나' '우리하고 한번 싸워보자는 거냐'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계속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보기에 '너무 했다' 싶은 것"이라며 "민생은 너무나 힘든데 안중에도 없이 이념, 홍범도 장군 흉상 이런 것만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선거 패배가 대통령의 국정기조나 국민의힘 지도부 교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의원은 "김기현 대표 체제는 태생부터 당정일체를 표방하고 용산이 기획하면 그걸 충실히 집행하는 역할이었고 이번 선거도 마찬가지"라며 "이 선거 결과를 받아 들고 김기현 대표 체제를 바꾸겠다고 하면 용산이 이제 마음을 바꿔 먹었다는 거고, 그냥 가자라고 하면은 '우리는 국정 기조 변화 없어' '인사 혁신 같은 거 없어'라는 건데, 지금까지 용산이 꽉 밀고 오는 거 보면 바꿀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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