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복지위·환노위 휩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공방

입력
2023.10.11 17:30
4면
구독

질병청 '오염수 건강영향' 비공개 보고서
'대통령실 보고 여부' 복지위서 진실공방
환노위 "환경부 감시역할 실종" 장관 질타

신동근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신동근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11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됐다. 질병관리청이 '오염수 건강 영향 분석을 위해 장기간 전 국민 추적조사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를 일부러 비공개에 부쳤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복지위 국감에서는 대통령실에 연구 결과가 보고됐는지를 두고 정부와 여당이 진실 공방을 벌였다. 환노위의 환경부 국감에서는 오염수와 관련한 한화진 장관 발언 및 환경부 역할을 두고 야당의 비판이 이어졌다.

질병청 '오염수 건강영향' 연구 비공개에 진실 공방

이날 복지위 국감을 뜨겁게 달군 것은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오염수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책임연구자 최대해 차의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였다. 문재인 정부 말기인 2021년 12월 질병청 의뢰로 연구가 시작돼 윤석열 정부 때인 지난해 5월 제출된 이 보고서에는 '국민 건강 영향 평가와 관련해 (오염수 방류 후) 최소 20년 이상 추적조사를 통한 연구가 필요하다'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 정화 능력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내용이 담겼다.

질병청은 보고서를 내년 5월까지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는데, 국감에서는 이를 두고 ‘연구 내용이 정부 방침과 상반된 내용이라 숨긴 것 아니냐’는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질병청이 보고서 내용을 대통령실에 보고했는지 여부를 둘러싸고도 설전이 벌어졌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질병청 담당 실무자가 '대통령실에도 보고했다'고 답했다가 7분 뒤 다시 연락해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반면 지영미 질병청장은 "국무조정실에는 보고서를 공유했지만 대통령실에는 공유하지 않았다"며 "비공개로 설정된 것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강기윤 의원도 "윤석열 정부가 너무 정직해서 오해를 산 것 같다"고 거들었다.

질병청이 야당 의원의 비공개 연구보고서 목록 요구에 해당 보고서만 빼고 제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최혜영 민주당 의원은 "오염수 보고서만 빼고 준 뒤 '고의적으로 누락한 게 아니다'라고 답했는데, 다분히 의도적이고 국민을 기만한 행위"라고 성토했다. 지 청장은 "고의 누락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단순한 실수"라면서도 "중요한 내용을 누락한 것에 대해 기관장으로서 깊이 사과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환경부 장관 '오염수 영향 미미' 발언에 날 선 비판도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환경부 국감에서는 한 장관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학자로서 오염수 방류가 우리 해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한 것을 두고 공방이 오갔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이 발언을 문제 삼으며 “일본이 오염수에 대한 생물다양성협약에 따른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방사선 환경영향평가도 1년 단위만 분석한 상황에서 안전을 장담할 수 있느냐”고 묻자, 한 장관은 “방사선 평가에 장기적 영향 평가가 반영됐고 국제사회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고 맞섰다.

오염수의 환경영향에 대해 환경부의 대응 역할이 실종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위원회에서 환경영향평가를 해야 하지 않냐고 수차례 현안질의를 했지만 환경부는 ‘영향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할 뿐”이라며 “런던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반대의견을 내기는커녕 질병청처럼 연구용역조차 한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장관은 “환경부의 역할은 하천, 호수 등 담수 오염관리로, 이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을 계속하고 있다”고 답했다.

신혜정 기자
류호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