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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RE100 함께 풀자더니…스마트그린산단 기업 90% "신재생에너지 안 써"

입력
2023.10.12 08:0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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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기업 83.6%, 재생에너지 사용 계획 無
입주기업 53.6%, "RE100 모른다" 답해
양이원영 의원 "법적 지원 근거 마련해야"

대구 국가산업단지 내 입주기업 지붕의 태양광 발전 시설. 한국일보 자료사진

대구 국가산업단지 내 입주기업 지붕의 태양광 발전 시설. 한국일보 자료사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50년까지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쓰자는 글로벌 캠페인 'RE100 이니셔티브'(RE100) 실현을 목표로 하는 스마트 그린 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 10개 중 9개는 신재생에너지를 아예 사용하고 있지 않고 그럴 계획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산업단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산업단지 입주기업 RE100 수요조사 결과보고서(2022)'에 따르면, 스마트 그린 산단에 입주한 기업 89.6%는 신재생에너지를 현재 쓰지 않고 계획도 없다고 응했다. 앞으로 사용할 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5.2%에 그쳤다.

스마트 그린 산업단지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중심이 돼 오래된 낡은 산업단지를 친환경 제조 공정이 가능한 산업단지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산단 디지털화, 에너지 자립 및 친환경화를 통해 기업들이 RE100을 잘 이행할 수 있게 돕는 데 목적을 뒀다.

그러나 대다수 산단 내 입주기업들은 RE100을 알지도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단 입주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인 53.6%가 RE100 제도를 '모른다'고 답했다. 46.4%는 RE100을 일부만 알고 있으며 제대로 이해하는 비율은 0%였다.

기업들이 사용하는 전체 에너지 사용량 중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이 84.1%로 가장 높았다. 이어 '10%이상~20% 미만' 7.3%, '40% 이상' 3.7%, '20% 이상~30% 미만'과 '30% 이상~40% 미만'이 각각 2.4% 순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용량은 매우 적다.

기업들이 RE100을 추진하지 못하는 이유로 '지속적인 이행수단의 운영 및 유지를 위한 내부 역량 부족'을 꼽은 응답이 35.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중장기 전략수립의 어려움(28.0%), 이행수단별 단가 확인의 어려움(19.5%), 의사결정권자의 관심도(14.6%) 등 순으로 기업 내부적으로 RE100을 이행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들 기업은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 무엇보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지원'(45.8%)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신재생에너지 운용 전문인력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 또한 43.6%에 달했다. 이어 '컨설팅 등 기업역량 강화 지원' 36.8%, '공급기업 및 설비설치기업 정보공유' 33.8% 등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이원영 의원은 "RE100·탄소국경조정제도 등 탄소 무역장벽에 대한 교육 및 홍보가 필요하지만 스마트 그린 산단 입주기업들은 이 같은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며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이들에 대한 재정 및 행정적 지원 근거를 체계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나주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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