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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의 실용주의 균형 외교..."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상과 각각 통화"

입력
2023.10.11 14:50
수정
2023.10.1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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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아바스 수반과
이르면 11일 중 통화 조율 중
"하마스 직접 교섭은 못 해"
원유 수입 중동 의존이 배경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달 21일 미국 뉴욕 경제클럽에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달 21일 미국 뉴욕 경제클럽에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상과 각각 전화통화를 한다. 일본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 등 서방과 차별화된 ‘균형 외교’를 하고 있다.

11일 아사히신문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르면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각각 통화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과 구축한 독자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양측과 대화를 시도하고, 이를 통해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려는 것”이라고 산케이는 전했다. 아사히는 “아바스 수반과 전화 통화가 이뤄지더라도 가자지구를 실효 지배하는 하마스와 접촉할 수 없는 것은 한계"라고 지적했다.

올해 주요 7개국(G7) 의장국인 일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는 다른 회원국들과 함께 러시아를 비판하고 경제 제재에 동참했지만, 이번엔 다른 태도를 취했다.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하마스의 공격을 ‘테러’라 지칭하는 미국, 서유럽 국가들과 달리 양측 모두와 거리를 두고 있다. 기시다 총리와 가미카와 요코 외무장관은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직후 성명에서 하마스의 민간인 살상 등을 강하게 비난하면서도 “모든 당사자”(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무력 사용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G7 회원국 중 캐나다를 제외한 5개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한 9일 공동성명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일본 언론은 일본 정부가 중동에서 ‘균형 외교’를 고수하는 배경으로 원유 수입의 대부분(지난해 94%)을 중동에 의존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아사히는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중요한 과제여서 일본은 이스라엘, 아랍 국가와 우호적 관계를 구축해 왔다”고 설명했다. 도쿄대 첨단과학기술연구센터의 이케우치 사토시 교수도 “일본은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가 현실적이고 적절한 판단을 한 것”이라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쪽에 노력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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