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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위기 심각한데... 국방위 "피켓 내려라" 말싸움하다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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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는 첫날부터 파행으로 치달았다. 볼썽사나운 말싸움만 벌이다 여야 모두 고집을 꺾지 않았다. 북한의 도발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까지 겹쳐 안보위기가 산적한데도 의원들은 아랑곳없었다. 국회가 왜 지탄을 받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국방부 국감은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이 ‘부적격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 임명 철회하라’는 피켓을 자리에 붙이면서 양측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여당 의원들은 피켓을 내리라고 요구했지만 야당은 개의치 않았다.
국방위 야당 간사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민주당과 정의당은 신 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단을 했는데 임명됐다”며 “이에 대한 피케팅을 했는데 이를 구실로 국민의힘과 위원장이 들어오고 있지 않다”고 몰아세웠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여야 합의 없이 신 장관 임명을 강행하자 이에 반발한 것이다.
여당 간사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김 의원을 찾아가 “국방에 여야가 없다고 이야기한 건 민주당”이라며 “임명을 철회하라는 것은 정치적인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받았다. 또 민주당이 신 장관의 ‘막말’을 문제 삼은 것에 대해서 성 의원이 “막말 이야기하는데 성남시장 때 형수한테 쌍욕 한 사람도 있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하자 기동민 민주당 의원이 “왜 여기서 이 대표 이야기가 나오냐”며 반박해 국감장에는 싸늘한 분위기가 감돌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회의장 마이크를 켜고 여당의 불참을 비판하면서 개의를 촉구했다. 기 의원은 “무조건적으로 회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각성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설훈 의원은 “국방부 장관 임명에 대한 국민들의 질책을 받을 것 같으니 회의를 안 하겠다는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성 의원은 50분쯤 지나 “오늘 국방부에 대한 국감은 파행됐음을 알린다”고 선포했다. 또 “국감에 가장 책임 있는 사람을 철회하라는 것은 국감을 안 하겠다는 것”이라며 “신 장관이 청문회 때 여러 차례 미안한다는 말씀을 하신 것을 국민들은 아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이 오전은 파행하고 오후에 속개하자고 하는데 오후엔 이재명 대표가 참석해 뉴스에 나오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야당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방 현장을 파행으로 이끌고 있다”며 “민주당이 파행에 대해 사과하면 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단식 회복 치료를 마치고 전날 퇴원한 이 대표는 국회 국방위 소속이다.
하지만 회의는 오후 늦게까지 열리지 않았다. 국민의힘 소속 한기호 국방위원장이 오후부터 자리를 지켰지만 여당 의원들은 국감장에 들어오지 않고 국회로 돌아갔다. 신 장관도 국감장에 복귀하지 않았다. 한 위원장은 야당 의원들의 국감 개의 요구에 "여야 합의가 이뤄져야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당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방부 국감 개의를 재차 촉구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국정 책임지고 함께하는 정부 여당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할 것이면 국방위원장 자리도 내려놓으라"면서 "국회법에 따라 위원장의 역할을 야당에 넘기고 국감 재개에 협력하라"고 한 위원장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우리는 국감을 꼭 해야겠다"며 "의원의 임무를 철저히 수행하기 위해 다시 (국감장으로) 돌아가서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국감은 오후 6시가 넘어서야 한 위원장의 개의 선언으로 시작됐다. 여당 의원들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야당 단독으로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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