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새벽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하마스의 수천 발에 달하는 대규모 로켓 공격으로 철통방어를 자랑하던 이스라엘 방공망 아이언돔의 요격 기능이 무력화되었다. 아이언돔의 로켓 방어율은 95.6%에 달하지만, 사전 탐지정보 없이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로켓 공격을 받아 요격시스템의 정상 작동이 곤란하였기 때문이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빈번해지는 상황에서 이번 아이언돔 대응 사례가 우리나라 미사일 무기체계 개발에 어떤 교훈을 주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1970년 국방과학연구소(ADD) 설립 이후 미사일 개발에 집중 투자하여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방공미사일, 휴대용 미사일 등 다양한 미사일을 개발하여 왔다. 미사일의 주요 구성부분인 탄두, 탐색기, 유도장치, 추진체계, 내열소재 등도 대부분 국산화가 완료되어 우리 미사일 개발능력은 전 세계 수위권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 이후 제약 없이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탄두중량·사거리를 달리하는 다양한 미사일이 개발되고 있고, 최근에는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탄두중량을 보유한 고위력 탄도미사일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방공미사일의 경우 함대공미사일인 해궁과 지대공미사일인 천궁이 전력화되었고, 천궁II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수출계약까지 한 바 있다. 특히 올해 장거리지대공유도탄(L-SAM)의 요격시험 성공으로 천궁과 L-SAM의 다층방공망 구성이 가능하게 된 것은 큰 성과다.
보병의 전투력을 크게 증가시키는 휴대용 미사일의 성과도 크다. 휴대용 대전차미사일인 현궁은 미국의 재블린에 버금가는 정확도를 가졌고, 일부 국가에 수출되거나 수출 협상 중에 있다. 지대공 휴대용 미사일인 신궁도 여러 국가로부터 구매 대상으로 적극 논의되고 있다.
우리 미사일 무기체계가 개발능력, 다양성, 정확도 측면에서 크게 발전하였지만 아직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갈 사항도 여러가지 존재한다.
먼저 감시정찰자산 확충 문제이다. 북핵·미사일의 상시 감시·정찰과 정보분석을 위해서는 위성 활용이 중요하다. '425 위성사업'을 통해 올해부터 수기의 고성능 정찰위성을 발사하고, 뒤이어 수십 기의 초소형 위성도 발사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상업용 위성 활용을 통한 감시주기 단축이나, 감시정찰위성의 조기 전력화 검토도 필요하다.
둘째, 공대공 미사일개발 필요성이다. 그동안 국산 플랫폼의 부재로 인해 공대공 미사일 개발이 거의 불가능하였다. 하지만 2026년 하반기 이후 KF-21이 전력화되므로 KF-21을 플랫폼으로 한 공대공 미사일 개발이 본격 추진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드론과 무인기 등 새로운 위협에 대한 대응도 중요하다. 지난해 북한 드론의 우리 영공 침범사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무인기의 활약 등을 고려하면 '안티 드론' 무기의 개발은 중요한 과제이다. '안티 드론' 무기로서 미사일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미사일 개발 역량 확충을 위한 민간기업의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 현재 미사일 개발이 지나치게 국가연구기관에 의존하고 있어서 민간의 창의적·혁신 역량 도입이 쉽지 않다. 미사일 등 연구개발과정에 민간이 적극 참여토록 연구개발 관련 권리관계, 계약형태 등 관련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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